6년 동안 6,873만원. 한 푼 동전을 모아 만든 금액이라면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 돈이 이웃사랑을 위해 쓰인다면 더 없이 귀할 터. 청계천에 설치된 ‘행운의 동전’ 이야기다.

 
청계천 ‘행운의 동전’은 개장 첫 해인 2005년 2달 여 만에 358만원이 모였다. 이듬해 1,475만원이 적립됐지만 이후 세간의 관심이 갑자기 식으며 2007년엔 138만원까지 ‘추락’했다.

그러다가 2008년 들어 400만원대를 회복했다. 공단 직원들이 동전 던질 곳을 가리키는 유선형 석재수반 형태의 타겟 ‘소망석’을 만든 덕분. 그러나 반짝 효과에 그쳐 이듬해(2009년) 다시 343만원으로 떨어졌다.

2010년 6월 청계천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 CEO로 이용선 이사장이 부임하면서 청계천 ‘행운의 동전’을 로마의 트래비 분수처럼 서울의 명소로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사실 ‘행운의 동전’의 빛이 바래진 것은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어디에서 동전을 던지면 되는지 잘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홍보. 그래서 동전 던지는 곳을 사람들 눈에 잘 띄게 하는 것이 필요했다.

우선 소망석에 화강석 조형물을 설치하고 밤이 되면 LED 조명을 밝혔다. 동전 던지는 곳 바닥엔 표지판도 붙였다. 특히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는 사실을 적극 알렸다. 홍보배너는 한글과 영어를 병기해 세웠다.

이후 청계천을 오가는 시민들이 “연인, 친구, 부부끼리 작은 소원을 빌면서 동전을 던지면 어려운 이웃도 돕는다”는 이야기에 관심을 표했다.

하나 둘씩 호기심에, 삼삼오오 재미삼아 동전을 던지기 시작하더니 곧 입소문을 탔고 동전 던지기는 청계천의 새로운 유행이 됐다. 외국인들도 좋은 일에 쓰인다는 말에 서울 방문기념으로 호주머니를 열었다. 특히 ‘세계등축제’ 같은 대규모행사 땐 동전 던지기를 위해 긴 줄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010년 모금실적은 951만원. 개장초 반짝 ‘흥행’ 이후 최고치였다. 2011년 들어 시민들이 던진 동전이 불우이웃과 유니세프 등에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며 1년간 3,204만원, 외국동전 2만2,800개라는 새로운 기부문화를 탄생시켰다. 청계천에 던진 작은 동전이 태산 같은 이웃사랑으로 변한 것이다.

 운영 활성화 노력에 따른 일평균 동전모금액 변화.
6년동안 모금된 금액은 총 6,873만원. 외국동전을 포함한 동전 낱개로는 107만개. 1인당 동전 2개씩 던졌다고 가정하면 6년2개월 동안 최소 50만명 이상 참여한 셈. 서울시민들이 한푼 두푼 던진 작은 정성이 쌓여 63빌딩 10개 높이, 코끼리 2마리 무게만큼 커진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설공단은 “2011년 한 해 동안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이 가족의 건강과 행복 등을 빌며 던진 동전을 수거한 결과 2010년(951만원)보다 3.4배 급증, 평범한 직장인의 연봉에 해당하는 3,204만원에 달했다”며 “다음달 중 서울시민의 따뜻한 정성이 담긴 동전 전부를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연말 청계천 관리직원과 공익요원 등 5명은 인터넷을 뒤지며1년간 쌓인 외국동전들을 계수한 결과 62개국 은행이 발행한 214종을 확인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5,612개로 가장 많았고 △태국(5,401개) △중국(3,934개) △미국(2,444개) 순. 이 중 태국의 1바트 짜리가 3,532점으로 1위. 일본 10엔(3,041개), 중국 1자오(角․1,606개)가 뒤를 이었다.

몰도바, 피지, 우간다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가의 주화도 발견됐다. 한화로 가장 소액은 러시아 1코페이카(약 0.4원), 최고액은 일본 500엔(약 7,600원) 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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