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동쪽 해상과 일본 오키나와 남쪽 부근 해상에서 제11호(할롱, HALONG), 12호 태풍이 발생한 가운데, 30일 발생한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가 빠른 속도로 북상, 주말 쯤 우리나라에 직·간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나크리는 31일 현재 약한 중형 태풍(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24m/s)으로 발달해 오키나와 남남서쪽 약 180km 해상에서 시속 19km의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나크리는 북상하면서 중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8월 1일(금) 낮에 제주도 남쪽 먼바다부터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의 8월 1일 구름 모의영상과 태풍 진로 모식도. 자료=기상청
이후 나크리는 8월 3일 제주도 서쪽 해상을 지나 해수면 온도가 낮은 서해상으로 북상하면서 5일(화) 서해 중부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3일 이후 나크리가 서해상으로 북상하는 속도가 느려 태풍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기간은 2일~5일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진로나 세력화 가능성은 아직까지 유동적인 상태다.

이 처럼 나크리가 한반도 서쪽 해상으로 북상이 예상됨에 따라 해상에서는 남해상과 서해상을 중심으로 최대 순간풍속 17~35m/s의 매우 강한 바람과 함께 물결이 매우 높게 일겠고, 육상에서도 서울·경기도와 충청 이남 지방을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또 해안가에서는 너울로 인해 물결이 높게 일면서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여 시설물 안전과 해수욕객, 해안가 낚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상청은 나크리의 발달 정도와 진로에 따라 강수지역과 강수량 변동이 크겠으나, 제주도는 1일(금)~3일(일), 남부지방은 2일(토)~3일(일), 중부지방은 3일(일)~5일(화)에 시간당 40mm 이상의 강한 비와 함께 전국적으로 100~2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태풍으로부터 유입되는 다량의 수증기와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제주도,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최고 4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축대붕괴, 산사태와 저지대 침수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정도와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에 따라 태풍의 진로와 강도, 예상 강수량이 매우 민감하게 변화될 수 있으므로,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를 적극 참고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제12호 태풍 나크리(NAKRI) 진로예상도. 아래 왼쪽 사진은 2011년 6월 22일 발생한 제 5호 태풍 ‘메아리(MEARI)’ 이동경로. 아래 오른쪽 사진은 1999년 7월 29일 발생한 제7호 태풍 올가(OLGA)'의 이동경로. 자료=기상청
참고로 나크리는 진로와 강도 상으로 2011년 발생한 제5호 태풍 '메아리(MEARI)'와 1999년 발생한 제7호 태풍 '올가(OLGA)'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메아리는 2011년 6월 26일과 27일 이틀간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으며, 올가는 1999년 8월 2일부터 4일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줘 충남 서산에 436.0mm라는 기록적인 폭우를 뿌린 바 있다.

기상청은 제12호 태풍 나크리가 메아리와 올가 등 두 태풍의 중간 정도로 분석되며, 제주도를 지나 서해상으로 북상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태풍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기간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29일 12시 괌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11호 태풍 할롱은 31일 현재 괌 서북서쪽 350km 해상을 매시 23km의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으며, 8월 2일 쯤에는 강한 중형(중심기압 970hPa, 최대풍속 36m/s) 태풍으로 발달해 북상할 것으로 보여 감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할롱(HALONG)은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명소의 이름이며, 나크리(NAKRI)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의 한 종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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