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또 함께 입국한 환자의 아내도 양성반응을 보여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양병국)는 20일 바레인으로부터 입국한 내국인 1명(68세, 남)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메르스 확진 환자를 간병하던 부인에게서도 호흡기 증상이 있어 유전자 진단검사를 수행한 결과 양성 판정이 나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격리 치료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40% 정도로 사스보다 3배 정도 높다.

그러나 전염성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질병으로, 감염자의 97%가량이 중동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2012년 첫 발병 후 4년간 감염자가 1,142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은 편인 점을 고려하면 확산 수준은 다른 전염병들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감기처럼 38℃ 이상의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며 폐 감염이나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해지면 콩팥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 증상이 나타나면서 사망하는 질병이지만 아직도 치료제나 백신도 없어 인터페론 등 다른 질병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 국내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추가유입과 국내 추가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관리체계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하고, 관련부서 단위 대응에서 중앙방역대책본부 중심으로 전환했다.

아울러 중동지역 입국자 전수에 대한 게이트 발열감시 및 건강상태질문서를 징구하는 등 해당국가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한 진단을 위해 전담 검사반을 24시간 가동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해당 환자 발생사실을 WHO에 알리고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감염경로 조사와 국가간 전파방지를 위해 국가간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최초 확진환자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B 병원에 입원하던 중, 2인실에서 함께 입원했던 환자(남, 76세)가 20일 오전부터 발열증세가 있는 것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확인됨에 따라 이 환자의 감염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이 환자는 현재 국가지정 입원치료 격리병상으로 전원하고, 검체에 대해 유전자진단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환자가 가족 외 사례인데다 이동경로를 따라 다른 환자나 의료진에 대해서도 전염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 등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료진을 포함해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를 대상으로 조사 중에 있으며, 유입이 의심되는 국가에 대해서도 전수 검역을 즉각 시행, 일반 국민들에게는 전파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만일의 경우 관리체계를 4단계 중 2번째로 높은 '경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12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중동호흡기증후군 국가별 발생 현황(유럽질병통계청,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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