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영화 ‘도가니’는 광주의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실제 벌어진 성폭행·추행 사건을 극화한 것입니다. 개봉 한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이 영화는 17일 현재 영진위의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누적관객이 433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여전히 큰 반향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150만명이라는 손익분기점을 이미 넘은 이 영화는 사실 재미를 떠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더 중요한 영화였습니다. 말 못하는 12살 어린 학생들을 욕정의 대상으로 삼은 행정실장 이하 ‘지도 교사’들의 짐승같은 행태. 영화에선 서너 명의 피해자 밖에 나오지 않지만 실제 ‘성폭행’을 당한 학생만 12명이 넘었던 것으로 밝혀진 이 사건의 실체. 그런 것들이 왜 이제야 알려졌는지 분노하고 공분했습니다. 그리고 가해자들이 처벌은 고사하고 버젓이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화가 화제를 모은 배경에는 어두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영화 말미, 잘못된 법원의 결정에 항의하는 장애인가족들의 농성과 주인공이 전경의 군홧발에 무참히 짓밟히는 장면. 그들을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일반시민들의 모습이 자꾸만 오버랩되는 이유는 뭘까요? ‘진실’을 ‘영화’로만 보지 말고 ‘자신의 시선’으로 보세요. ‘도가니’보다 더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 모르는 ‘농성’은 지금도 지천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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