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니아와 레드파쿠 등 열대 육식어종이 발견돼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강원도 횡성의 마옥저수지에선 다행히 추가 개체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옥저수지 주변과 섬강 유역 5곳에서 지난 11일부터 외래어종 서식실태 조사에 나섰던 원주지방환경청이 16일 수색종료를 선언하며 이 같이 밝힌 것입니다. 그러면서 환경당국은 국립생태원과 강원대학교가 공동 수행한 이번 조사에서 하천에서는 피라미, 모래무지, 쏘가리 등 우리의 고유어종이 주로 확인됐고, 저수지에선 붕어, 잉어, 밀어 등 민물 어종만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번 소동은 종료된 걸까요? 사실 환경당국이 마옥저수지의 물을 빼내 포획작업에 나서기로 한 배경에는 애초 잡힌 피라니아 3마리와 레드파쿠 1마리 외에 추가 개체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난 3∼4일 국립생태원이 잡은 총 4마리 외에 추가로 4마리를 낚시로 낚았지만, 낚싯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포획을 실패한 바 있다고 밝힌 데 근거합니다. 달아난 4마리를 잡기 위해 그물을 치고, 투망까지 던졌지만, 성과가 없자 며칠에 걸쳐 저수지 물을 모두 빼내 포획작업에 나섰고, 결국 실패하고 만 겁니다. 그렇다면 사라진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는 어디로 간 걸까요? 혹 애초 낚시 포획에 나섰던 관계자들이 헛것을 본 것은 아닐까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설은 환경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3일이나 4일 밤, 외부인이 마옥저수지를 방문해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를 모두 잡아갔다는 것입니다. 환경당국 관계자가 4일 외래어종 포획을 위해 저수지를 재방문했을 당시 애초 설치한 그물의 위치가 인위적으로 옮겨져 있었고 처음보는 낚시미끼용 돼지비계가 걸려 있었다 등의 목격담은 '외부인 소행설'의 신빙성을 더해주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도 저도 아니고 피라니아와 레드파쿠가 그냥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버린 것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환경부는 "피라니아가 더운 환경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수온이 섭씨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겨울엔 죽어 토착화 할 가능성이 없다"며 우려종으로 지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붉은귀거북이나 뉴트리아, 황소개구리 같은 종들도 자신들에게 맞는 환경에 산다기보다는 적응한 것"이라며 얼마든지 변종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피라니아는 번식력이 뛰어나 군집을 이뤄 교미를 하고 많게는 1,0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데다 한국의 날씨가 갈수록 덥고 습해지고 있는 점도 토착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떠돌다 때마침 산업 온수가 배출되는 수역을 만나 그곳에서 서식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환경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원도내 전반에 걸쳐 외래생물 서식실태를 조사하고, 피라니아와 레드파쿠를 위해 우려종으로 지정,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국의 지자체에서는 외래생물 무단 방사 행위에 대한 감시 및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철없는 호기심 또는 불량한 양심이 초래한 일 치고는 사태가 끝 모르게 커져만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 쯤 되면 마옥저수지에 피라니아 푼 사람, 자수해 모든 사실 이실직고하고 광명찾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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