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가장 저렴한 곳보다 무려 69원 비싸…"유류세인하 단행하라"

▲ 지난 2월 9일 문을 연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1호점 '기흥주유소'
휘발유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민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이 서울지역에 알뜰주유소 10곳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지역에서 운영중인 알뜰주유소는 서울에서 가장 휘발유값이 싼 주유소보다 무려 69원이나 높아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홍석우 장관은 7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서울시내 우정사업본부 물류센터, 공공기관 주차장에 '미니' 알뜰주유소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부지를 물색한 결과 10곳 정도에 주유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현재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이 주유소들은 직영, 임대 등 여러 형태로 한국석유공사의 주관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의 설명과 의지로 보면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고유가의 해결책은 딱히 없으며, 그나마 알뜰주유소 확대에 효과를 기대하는 모양세다.

▲ 오피넷의 서울 금천구 주유소 정보.
그러나 알뜰주유소는 애초 정부의 기대대로 주변 주유소 휘발유가격을 끌어내리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상향 편준화'를 고착화시키는 악역을 하고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석유공사의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지역 알뜰주유소 1호점인 형제주유소(금천구 독산로)의 보통휘발유가격은 ℓ당 2037원. 

서울에서 보통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은평구 서오릉로의 PB 코끼리주유소의 ℓ당 1968원에 비해 무려 69원이나 비싸다. 

서대문구 연희동의 송만에너지 연세주유소와  SK에너지 연희주유소, 에쓰오일 신우주유소 등도 ℓ당 1968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1900원대 중후반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부지기수다.

알뜰주유소가 위치한 금천구만 보더라도 현대오일뱅크 남서울주유소가  ℓ당 1995원, 에쓰오일 금천주유소 1995원, SK에너지 독산주유소 2017원 등 인접한 주변 주유소에 비해 월등히 가격이 높았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알뜰주유소가 '알뜰'하지 않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당연지사.

정부는 애초 알뜰주유소를 도입하며 공동구매를 통해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받고 셀프 등으로 석유제품을 판매하면 기름 값이 ℓ당 70∼100원 정도 낮아질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지난 해 12월 말 1호 알뜰주유소가 설치된 후 2개월만에 물거품이 돼 버렸으며, 실패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유가대책의 헛발질 격인 알뜰주유소 확대에 목을 멜 것이 아니라 국민의 피부에 와 닿고 실질적인 대책인 유류세인하를 하루 속히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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