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3차 접수자 조사·판정 결과 발표…시민단체 “인정할 수 없다” 반발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3차 접수자 752명 중 165명의 피해를 인정하는 판정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당장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단체가 "정부 지원대상인 1-2단계는 35명에 불과한 반면 비지원대상인 3-4단계가 전체의 79%인 130명에 이른다며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18일 제19차 환경보건위원회(위원장 환경부차관)를 개최하고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판정위원회(공동위원장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신동천 연세대 교수)에서 실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3차 접수자에 대한 조사·판정 결과를 심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판정 결과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 3차 접수자 752명 중 165명을 조사·판정한 것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판정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 165명의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노출, 개인별 임상, 영상 등을 조사하고 종합 검토했다.

이 결과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폐질환이 거의 확실한 사례인 1단계는 14명(8.5%), 가능성이 높은 사례인 2단계는 21명(12.7%), 가능성이 낮은 사례인 3단계는 49명(29.7%),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사례인 4단계는 81명(49.1%)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위원회는 이날 가습기살균제 피해 재검토위원회(공동위원장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최병휘 중앙대 교수)의 결정도 함께 심의했다.

지난해 4월에 통보된 2차 판정결과에 대해 재심사를 청구한 18명을 재검토한 결과, 2명(생존1, 사망1)이 3단계에서 2단계로, 2명(생존2)이 4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제19차 환경보건위원회 심의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인정받은 1~2단계 피해자는 앞에서 결정된 35명과 3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 조정된 2명을 포함해 총 37명이다.

이 같은 환경부 발표에 대해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3차 판정결과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시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015년에 신고된 752명중 21.9%인 165명에 대해서만 진행된 판정결과를 발표하는데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3-4단계 판정이 전체의 79%인 130명이나 되고 특히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지도 않은 것처럼 취급되는 ‘관련성 거의없음’ 4단계 판정은 전체의 49.1%인 81명이나 되는 것으로 판정했다"며 "특히 사망자는 모두 46명인데 이중 63% 29명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3-4단계이고 4단계는 절반인 24명이나 된다"고 비판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그러면서 "정부의 이 같은 판정은 폐섬유화를 중심으로 하는 폐손상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폐이외의 장기에의 건강영향, 다른질환이 있는 환자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더 나빠지거나 사망하게 되는 기저질환영향, 암과 같은 만성영향, 태아영향 등에 대해 판정기준을 보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정부는 기존의 판정기준만으로 다수의 3-4단계 판정자를 양산하려고 하고 있고,  옥시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회사는 문제가 많은 정부의 판정기준과 결과를 악용하여 3-4단계 피해자들에게는 전혀 피해배상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윤성규 전 환경부장관이 옥시 대변인 역할을 하더니 환경문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어야 할  환경부와 직원들이 이런 짓을 해대니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난 것이 아니던가. 암울하고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 살균제 노출로는 '특발성폐섬유화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증거가 되지 못함에도 판정기준을 만든 임상의사들의 제한적 경험 때문에 자신들이 만든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3-4단계 판정을 내리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판정기준을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에 조사·판정한 165명을 제외한 나머지 3차 피해 접수자에 대한 조사판정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하고, 현재 접수 중인 4차 피해 조사·판정도 새로 참여할 국립중앙의료원 등 7개 병원과 9월 중 계약을 체결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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