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8~9월 벌떼 집중, 도심 출현 증가…“활동 왕성 9월에 특히 주의”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8~9월에 집중되는 벌떼에 대한 공격도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지난 2011년 대비 벌떼 조치건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는데, 특별히 도심 속 벌떼 출현이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본부장 권순경)는 최근 5년간 벌떼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통계를 분석한 결과, 번식력이 왕성해지는 7월부터 주로 활동하는 8~9월에 벌떼가 가장 많이 출몰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22일 밝혔다.

도심 속 벌떼 출현이 증가하는 이유는 도시가 광역화되면서 벌 서식지가 파괴되고, 더 따뜻한 곳을 찾는 벌들의 습성상 기온이 높은 도심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도심지의 경우 음식물 쓰레기 및 작은 곤충 등 먹이가 풍부해 벌들의 서식환경이 좋아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올 7월까지 벌떼출현으로 인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119구조출동은 총 3만6,648건으로 나타났다.

월별 출동건수를 살펴보면 8월 11,164건(30.5%), 7월 8,621건(23.5%, 올해 자료 포함), 9월 8,148건(22.2%) 순으로, 주로 말벌이 활동하는 7월~9월에 전체의 76.2%가 집중됐으며 꿀벌이 주로 활동하는 5월 2,035건(5.55%), 6월 3,017건(8.23%)의 분포를 보였다.

벌은 기온이 올라가는 7월부터 번식력이 왕성해지고 8~9월에는 벌집 1개에 600~3000마리 넘게 머물 정도로 규모가 커져 작은 곤충과 당분 등을 찾아 도심지로 많이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9월의 경우, 2011년 대비 2015년 출동건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지구 온난화 등의 이유로 10월에도 2,393건(6.53%)의 분포를 보였다.

10월 출동건수를 년도별로 살펴보면 2011년 297건, 2012년 219건, 2013년 637건, 2014년 378건, 2015년 862건으로 201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119대원들이 도심 주택가의 말벌집을 제거하고 있다.
자치구별로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주요 산이 있는 은평구(3,373건), 관악구(2,680건)가 도시 중심 지역인 중구(242건), 영등포구(466건)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장소별로는 주택이 절반을 차지했다.

사람을 쏘는 벌은 꿀벌과 말벌로 구분되는데, 꿀벌은 공격을 받거나 이상한 행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좀처럼 먼저 쏘지 않지만 말벌은 굉장히 공격적이어서 유의해야 한다.

말벌은 쏘는 독의 양이 일반 벌의 15배에 달하고, 꿀벌과 달리 계속 침을 쏠 수 있는 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특히 외래종이면서 대형말벌인 등검은말벌은 토종말벌(장수말벌, 황말벌, 쌍살벌 등)과 독성은 거의 비슷하지만 도심환경에 적응해 훨씬 많이 발견돼 벌집에 있는 개체수가 토종말벌에 비해 약 2배 정도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쌍살벌 류의 경우 100~200마리, 대형 말벌(토종)의 경우 1000~2000마리 정도가 한 벌집 안에 들어가 있지만, 등검은말벌의 경우 평균적으로 2000~3000마리 정도가 들어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 벌떼 출현으로 인한 구조출동 분석 결과를 이와 같이 밝히고,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한 예방법과 벌에 쏘였을 때 응급처치법을 소개했다.

우선,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향수나 향기가 진한 화장품과 어두운 계통의 옷을 피하고 △공원이나 들을 산책할 때는 맨발로 다니지 않으며 △벌이 모여있을 확률이 높은 꽃밭 근처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 것이 좋다.

말벌이나 꿀벌들이 공격을 하는 이유는 천적을 공격하는 방어기전으로, 최대 천적인 곰의 털 색깔과 같은 짙은 갈색이나 검은색과 같은 어두운 색의 옷을 입을 경우 공격을 더 많이 받는다.

아울러, 벌집을 건드리거나 벌떼를 만났을 때는 최대한 빠르게 그 지역을 벗어나야 한다.

벌에 쏘였을 때는 쏘인 자리에 벌침이 보이거나 남아있는 경우 카드 등으로 조심스럽게 긁어서 빼내며, 억지로 누르거나 손을 써서 빼내려다 독낭을 터트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시도해서는 안 된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깨끗한 물로 상처부위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쏘인 부위에는 얼음찜질을 해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얼음이 없는 경우 차가운 음료수 캔 등을 활용해도 된다.

말벌류의 경우에는 벌침이 피부에 남아 있지 않아 카드 등으로 제거할 필요는 없지만, 맹독성이 있어 노약자의 경우 쇼크로 인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즉시 119에 연락해 가능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꿀벌류에 쏘이면 쏘인 부위가 조금 붓고 아프며,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국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이 심해질 경우 쏘인 쪽 팔이나 다리 전체가 붓고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많은 수의 벌에 쏘일 경우 벌독 때문에 구토, 설사, 현기증, 근육통 등 증상이 발생할 수가 있다.

특히, 벌독에 의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는 급격하게 진행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신속·적절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증상으로는 △전신에 두드러기 혹은 붉은 색변화(혈관성부종)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숨찬 증상 △가슴이 답답한 느낌 △식은땀 △어지러움증 △구토 등이며, 이런 증상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및 저혈압이 생겨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과거 벌에 쏘여 증상이 발생했던 병력이 있거나 발작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항히스타민제’ 등과 같은 해독제를 처방 받아 야외활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울시 권순경 소방재난본부장은 “최근 무더위로 벌의 활동이 왕성해진 만큼 벌 쏘임 사고 예방법과 응급처치법을 평소에 잘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말벌제거스프레이가 벌을 쫓아내는데 유용하지만 자칫 잘못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벌집을 발견하면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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