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뿌리 생체모방해 염분 96.5% 정화…제작과정 간단해 대중화 기대감

식물의 뿌리기능을 모방한 새로운 해수담수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은  저렴한 비용으로도 안정적으로 해수를 담수화 할 수 있어 해수담수화 기술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바다 염생식물 뿌리의 메커니즘을 모방해 별도 후처리 공정이 필요 없는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염생식물은 소금기가 많은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 주로 바닷가 주변에서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소금기가 있는 지역에서 살 수 없지만, 염생식물은 특수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이러한 환경에 적응해 서식한다.

연구진이 염분이 많은 해안지역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염생식물인 맹그로브 뿌리를 생체모방 해 실험한 결과, 기존의 해수담수화 기술과 유사한 물 정화 성능(96.5%의 염분 제거)을 보였다.
 
제작과정도 보다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 구동이 가능해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참고로 맹그로브(mangrove)는 대표적인 염생식물로서 맹그로브의 뿌리는 나트륨이온을 필터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해수의 소금기의 약 90%를 걸러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상준 교수 연구팀(포항공대)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국제적인 학술지 ACS Nano 12월 27일자에 게재(논문명 : Development of a Desaliantion Membrane Bioinspired by Mangrove Roots for Spontaneous Filtration of Sodium Ions)됐다.
 

▲ 생체모방형 해수담수화 멤브레인의 개념 및 특성.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표면 제타 전위를 갖는 멤브레인이 이온 용액과 만나면 멤브레인의 표면에 이온 농도 희박층(ion depleted layer)이 형성되어 물은 멤브레인을 통과하고 이온들은 대부분 걸러지게 된다.
기술개발 과정을 구체적으로 따라가보면 연구진은 우선 맹그로브의 뿌리에서 일어나는 염분 제거 메커니즘을 생체 모방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제작한 PET 멤브레인에 양전하를 갖는 물질(PAH : poly-(allylamine hydrochloride))과 음전하를 갖는 물질(PAH : poly-(allylamine hydrochloride))을 층층(layer-by-layer) 적층(deposition) 방식으로 여러 층으로 씌워서 맹그로브 뿌리와 유사한 정전기적 특성을 갖는 생체모방형 담수화 멤브레인을 제작했다.

이 생체모방형 멤브레인을 이용해 100밀리몰(mM)의 염화나트륨(NaCl) 수용액을 필터링한 결과, 약 96.5%의 염분이 걸려졌다.

실험이 진행된 3일간 토출 유량이 7.6 리터(단위면적, 단위시간당, m2h)로 거의 일정하게 유지됐다.
 
이는 여과막에서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막이 오염되거나 막히는 파울링 현상으로 인한 유량 감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또한 이 멤브레인을 이용하여 필터링 횟수를 늘리면 실제 바닷물(약 310mM)도 토출 유량 2.3리터(단위면적, 단위시간당, m2h)로 담수화 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존의 담수화 기술과는 유사한 물 정화 성능(96.5%의 염분 제거)을 보이면서도 막의 막힘, 높은 에너지 소비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해수담수화 기술을 구현한 것.
 
아울러 기계 제작과정이 간단하고 작은 규모의 설비로도 구동이 가능해 개발도상국, 오지와 같은 작은 마을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됐다.

이상준 교수는 "차별화된 특색 있는 전략으로 새로운 개념의 담수화 기술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이전 및 상업화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유사한 물질전달현상을 이용하는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향후 해수 담수화를 통해 생활용수, 농업용수, 식수를 바닷물로부터 보다 효과적으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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