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 룬데 지음, 현대문학 펴냄

어느 날 갑자기 지구상의 모든 꿀벌이 자취를 감춰버렸고, 인류는 세상의 붕괴의 시대를 맞이했다!

마야 룬데의 첫 장편소설 『벌들의 역사』.

 
노르웨이 전국 서점원들이 한 해의 문학작품들 가운데 가장 좋았던 작품을 투표하여 선정하는 상으로서 문학성과 대중성을 보증하는 노르웨이서점협회의 2015년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벌들의 죽음을 연대기적 서사로 그려낸 작품으로, 벌들의 역사를 조망하는 한편 인간의 역사, 나아가 인간 존재에 대해 묻는다.

소설은 1852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2007년 미국의 양봉업자 조지 그리고 2098년 벌들이 멸종한 ‘붕괴의 시대’에 꿀벌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인공수분에 종사하는 노동자 타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1852년. 한때 촉망받는 학자였던 윌리엄은 여덟 아이를 둔 곡물 종자 가게 상인으로,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있던 그는 장남이 두고 간 한 권의 책으로 인해 혁신적인 벌통을 개발하여 부와 명예를 얻는 한편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될 새로운 꿈에 부푼다. 2007년. 대대로 양봉업을 이어온 조지는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함께 사업을 확장하길 고대하지만, 진로 문제로 아들과 점점 사이가 멀어지던 중 남쪽 지방에서 벌들이 떼 지어 자취를 감춘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2098년, 벌들이 멸종한 시대. 중국 쓰촨 지역에 살고 있는 타오는 세 살배기 아들을 둔 젊은 여성으로, 어릴 적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던 기회를 부모의 반대 때문에 놓친 뒤 매일 열두 시간 이상 나무에 올라 꽃가루를 바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아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나, 어느 날 아들을 잃어버리는데…….

아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분투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부모인 세 주인공들의 삶의 이야기는 여왕벌과 새끼들을 위해 부지런히 꿀과 꽃가루를 모아 오는 꿀벌의 생태와도 닮아 있다.

이처럼 양봉과 생태 자연의 위기를 말하는 소설의 표면적인 주제 아래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소설은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보다 깊은 주제는 두려움과 희망, 도전 정신과 체념을 동시에 지닌 평범한 인간들의 삶과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다.

한편 저자 마야 룬데(MAJA LUNDE)는 1975년 7월 30일, 노르웨이 오슬로 출생이다. 오슬로 대학에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지금까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섯 권의 소설을 발표했고, 어린이 프로그램, 드라마,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텔레비전 시리즈 시나리오를 써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벌들의 멸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접하고 난 후 깊은 충격을 받은 룬데는 수많은 자료 조사를 토대로 첫 번째 성인 소설 『벌들의 역사』를 써냈다. 2015년 봄, 런던 도서전에서 뜨거운 관심 속에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출간 전 15개국에 판권이 판매되면서 다시 한 번 크게 주목받았다. 그해 말, 『벌들의 역사』로 노르웨이서점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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