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시장 김성제)가 지난해말 찬우물길 오전초등학교 앞에 설치한 '횡단보도 보행 신호 음성안내 장치'가 위험지역에 서 있는 보행자를 감지하는 못하는 등 문제점 투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왕시는 지난해 12월 3천3백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전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3곳에 '횡단보도 보행 신호 음성안내 장치'를 설치했다.

이 시설은 횡단보도 녹색신호시 음성으로 안내하고 신호 대기시간엔 보행자가 차도로 내려오거나 위험선을 넘으면 센서가 작동해 경고방송을 하는 장치다.

의왕시가 초등학생들의 등하교시 사고위험을 방지하고 시민들의 보행안전을 도모하기 지난해 처음 설치한 이 시설은 횡단보행 앞 보행 대기자를 광센서로 반사해 인식하는 방식의 시스템이다.

▲ 의왕시 찬우물로 오전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횡단보도 보행신호 음성안내 장치(빨간 원)'
그런데 문제는 이 장치의 감지센서 감지영역(세로, 가로 폭)이 불규칙 해 범위를 벗어난 위험지역의 보행대기자를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또 횡단보도 폭에 비해 감지거리와 각도가 불안전 해 음성신호가 아예 들리지 않는 곳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감지센서 함체(사각 모서리)가  기존 신호등 지주에 돌출 설치됨으로써 야간 보행자나 어린이들이 부딪힐 우려가 있는 등 오히려 보행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의왕시 교통행정과 김희호 주무관은 "오전초등학교 앞에 설치된 음성안내장치는 적법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설치됐다"며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은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경쟁업체의 비방에 의한 거짓주장일 뿐"이라는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김 주무관은 그러면서 "문제가 있다면 그때가서 개선하면 되고, 음성장치 설치업체와 향후 2년간 AS를 받는다는 계약을 했으므로 문제될 게 전혀 없다"는 무책임한 말로 일관했다.

오전초교 학부모 이모(45세, 오전동)씨는 "비싼 설비를 제대로 된 모니터링 과정도 없이 설치한 것도 문제인데 어린 학생들의 안전한 보행권을 확보한답시고 애써 설치한 장치가 무용지물이어서, 한편으론 의왕시의 안전의식 수준을 확인한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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