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광우병쇠고기 파동이 답답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납득 못할 이유를 대며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을 애써 외면하고 있고, 국민은 그게 더 화가 나는 모양새입니다. 인도네시아나 태국까지 미국산쇠고기 수입 중단을 단행하는 판에 그보다 국격 높다고 자임해온 나라가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으니 공분이 일어날 법도 합니다. 국민은 그저 정부가 국민을 위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건데, 국민 뒤엔 정부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은 건데 그런 소박한 바람조차 들어주지 않는 정부가 못미더운 것이겠지요. 그런데 이 같은 미국산쇠고기만큼 위험스런 먹거리가 또 있습니다. 바로 일본산 방사능 수입식품입니다. 농림부는 일본산 식품에 대해 지금까지 21차례에 걸쳐 그야 말로 찔끔찔끔 수입중단 조치를 취했습니다. 잉어, 붕어, 볼락, 까나리 등 수산물부터 쌀, 채소 등 농산물, 심지어 차(茶)에 이르기까지 품목도 다양합니다. 문제는 정부의 이 같은 수입중단 조치가 일본 후생노동성의 출하제한에 따른 후속 조치격으로, 매우 수동적이라는 것입니다. 얼마 전엔 시민단체가 아이들이 많이 먹는 과자 원료가 되는 코코아두부터 술의 원료가 되는 백미까지 광범위하게 수입되고 있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꿀먹은 벙어리'입니다. 일본후생노동성에서 아무 문제 없다고 밝혔다는 것이지요. 일본은 지난 해 3월 원전사고 이후 전 국토가 방사능에 노출됐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런 나라에서 생산ㆍ수입ㆍ가공되고 있는 식품은 보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권국가에선 당연한 조치며, 국민 '생명'과 직접 맞닿아 있다면 정치적ㆍ외교적 '고려'보다 최우선돼야 하는 게 상식입니다.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가 그걸 하지 않겠다며 국민에게 떠넘기려 한다면 실상 정부는 존재할 필요가 없지요. 정부의 각성을 촉구합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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