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줄기세포 이식해 인공증식 성공…감돌고기 등 3종도 증식·복원 ‘대기’

미꾸라지에서 멸종위기종 Ⅰ급 ‘미호종개’를 인공증식 하는데 성공, 멸종위기 민물 어류 유전자원 보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백운석)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의 생식줄기세포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미호종개’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 미호종개. 사진: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초저온 동결보존은 조건에 따라 초저온(-136℃ 이하)에서 모든 생명활동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생물자원을 장기보존하는 방법이며, 생식줄기세포는 생식소 내에서 정자 또는 알을 만드는 줄기세포로 어류의 경우, 정자와 알 양쪽으로 분화할 수 있다.

미호종개(Cobitis choii)는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수질오염, 하천개발 등의 이유로 현재 거의 절멸상태에 있으며, 몸길이는 8~10㎝이다. 물의 흐름이 느린 맑은 여울에 살며, 부착 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로 먹는다.

지난 2005년 천연기념물 제454호로 지정됐으며,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세계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미호종개의 인공증식과 종 복원에 대한 요구가 고조돼 왔다.

이번에 성공한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 및 미꾸라지에 의한 미호종개 인공증식은 멸종위기에 처한 어류의 증식·복원을 위한 가시적인 연구 결과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2015년부터 수행한 ‘어류 생식줄기세포를 이용한 활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 중 미호종개의 동결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하여 개체를 안정적으로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멸종위기 어류 4종인 미호종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에서 적출한 생식소를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를 이용해 최장 18개월 동안 -196℃로 초저온 동결한 뒤, 각 생식소 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 어류 생식줄기세포 이식과정.
어류 생식줄기세포의 생존은 동결보호제의 종류 및 농도, 냉각속도, 해동온도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결된 멸종위기 어류 4종 중에서 우선적으로 미호종개의 해동 생식줄기세포를 불임화시킨 미꾸라지에 이식해 이 미꾸라지가 미호종개의 알과 정자만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꾸라지에서 생산된 알과 정자를 지난해 10월 14일 수정시켜 치어 7,576마리가 태어났으며, 올해 2월 말 이 치어를 자연 상태의 미호종개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현재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47마리의 미호종개를 국립생물자원관 사육실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나머지 7,529마리의 미호종개 치어는 유전자 분석 연구로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인공증식으로 태어난 미호종개 개체의 유전자 수준이 자연개체와 동일하다 할지라도 증식개체의 방류 등은 생식 능력, 수명 조사 등 후속연구 결과에 따라 추진할 예정이다. 

▲ 미꾸라지에서 태어난 미호종개.
이번에 성공한 어류 생식줄기세포 기술은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필요할 때 증식할 수 있는 기술로 멸종위기 어류의 증식·복원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미호종개와 함께 동결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 등을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인 흰수마자, 꼬치동자개 등의 어류에 관한 초저온 동결 및 인공증식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국립생물자원관 백운석 관장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멸종위기 어류 인공증식 성공은 생식줄기세포가 확보된다면 멸종된 종의 증식도 가능함을 보여준다”며, “멸종위기 어류의 상시 복원 가능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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