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형·지질학적 가치, 생물다양성 등 ‘특별’…“특화된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성화”

지형·지질학적 가치, 생물다양성이 우수해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습지로 손꼽혀 온 문경 돌리네 습지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사유지가 대부분이어서 지난 2011년 발굴됐지만 난항을 겪다가 그간 반대입장이었던 토지소유자·지역주민·환경단체 등의 입장변화를 이끌어 내어 이번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환경부(장관 조경규)는 경북 문경시 산북면 굴봉산 일대의 문경 돌리네 습지를 습지보전법 제8조 규정에 따라 국내 23번째 내륙 습지보호지역으로 6월 15일 지정한다고 밝혔다.

문경 돌리네 습지는 굴봉산 정상부(해발 270~290m)에 위치한 산지형 습지로 면적이 49만 4,434㎡에 이른다.

돌리네(doline)는 석회암지대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돼 형성된 접시모양의 웅덩이(와지)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 되어 통상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이다.

▲ 돌리네 습지 형성 과정.
문경 돌리네 습지는 물이 고이기 힘든 돌리네 지대에 습지가 형성된 매우 희귀한 곳이며,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사례로서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확인된 돌리네 습지는 문경을 포함해 평창군 고마루, 정선군 발구덕·산계령 등 4곳이나, 논농사 등 경작활동이 이루어질 정도로 연중 일정량 이상(최고 수심 2.9m)의 수량이 유지되는 곳은 문경 돌리네 습지가 유일하다.

문경 돌리네 습지는 배수가 잘되는 통상적인 돌리네 지대와 달리 석회암이 빗물에 용해되고 남은 불순물(점토질 광물 등)이 계속 쌓여 배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만들어진 매우 특이한 곳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사례로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다.

또한, 문경 돌리네 습지에는 육상·초원·습지 생태계가 공존해 좁은 면적임에도 수달,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6종을 비롯해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3종을 포함하여 731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이다.

▲ 굴봉산 돌리네 습지 전경.
그러나 돌리네 습지는 지난 2011년 발굴당시 예정지역 대부분(96.5%)이 논농사·과수원 등 경작활동을 하는 토지소유자(사유지) 반대 등으로 인해 습지보호지역 지정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2016년 9월 이후 환경부와 문경시에서 토지소유자, 지역주민, 환경단체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공청회 등 지속적인 설명과 협의를 통해 그간 반대입장이었던 토지소유자·지역주민·환경단체 등의 입장변화를 이끌어 내 이번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됐다.

환경부는 문경 돌리네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우수한 습지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복원하고 지역사회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문경 돌리네 습지보호지역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세부적인 보전·관리방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문경 돌리네 습지 내에서 논농사, 과수원, 농로 등 경작활동으로 훼손된 사유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원래의 지형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또한, 돌리네 습지 지형과 특성을 고려한 생태탐방로·관찰데크, 생태체험·교육시설 등을 설치해 지역 생태관광명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아울러, 습지 정밀조사(5년 주기)와 모니터링(분기별) 등 생태계와 돌리네 습지 형성요인에 대한 조사를 통해 연구자료와 학술사례를 확보해 돌리네 습지 보전과 교육 등 인식증진 활동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환경부 박연재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문경 돌리네 습지의 특이성과 희소성 등을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복원과 보전방안을 마련하고, 문경시 생태관광 활성화 계획과 연계해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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