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물질 방출 막는 방호벽 내부서 ‘공극’ 발견…“총체적 점검해야”

한빛원전 4호기 방호벽 내부에 '구멍'이 발견됐다.

특히 한빛 4호기는 건전성 검사를 받아 방호벽 내부에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원전을 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나 원전 안전체계의 무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위원장 김용환)는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Containment Liner Plate)를 보유한 전 원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CLP 건전성 검사 과정에서, 고리 3·4호기는 부식 없는 CLP 두께기준(5.4mm) 미달이 발견됐으며, 한빛 4호기는 콘크리트 미채움부(공극)로 인한 배면부식이 발견됐다고 27일 밝혔다.

원안위에 따르면 고리 3호기 279개소, 고리 4호기 80개소에서 CLP 두께기준(5.4mm) 미달이 발견됐다.

배면부식에 의한 두께기준 미달(고리 3호기 208개소, 고리 4호기 11개소)은 기존에 보고된 바와 같이 시공과정에서 유입된 이물질(고리 3호기 3개소, 목재 등)의 수분 혹은 시공과정에서의 장기 노출에 따라 유입된 수분·염분이 부식이 진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부식 없는 두께기준미달(고리 3호기 71개소, 고리 4호기 69개소)은 시공과정에서의 작업관리 소홀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 3·4호기는 시공당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시공작업 편의를 위한 임의부착물(인양고리 등) 제거 및 표면 녹 제거시 과도한 그라인딩(Grinding) 작업으로 인한 국부적인 두께감소 등이 발견되었다.

원안위는 부식부위는 새로운 CLP로 교체할 예정이며, 부식없는 부위(최소 4.38mm)는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에 따른 공학적평가를 통하여 CLP의 건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교체 범위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격납건물 라이너플레이트(CLP)와 한빛원전(아래).
한빛 4호기에서는 벽체 CLP 최상단 구간에서 두께 기준 미달 부위(120개소)가 발견됐다.

CLP 샘플의 절단결과, CLP 뒷면 일부 구간(18.7cm x 1~21cm)에서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아(공극), 이 부분에 수분이 투입돼 CLP 배면부식이 진전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콘크리트가 채워지지 않은 이유는 시공과정에서 다짐작업이 충분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원안위는 한빛 4호기와 유사한 시공작업을 가진 원전 중 정지돼 있는 원전(신고리1, 한울5, 한빛6)에 대한 점검결과, 공극발생 징후 및 배면부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안위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연구소(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원전 5대 방벽 중 방사성물질 방출을 막는 최후방벽인 철판이 부식되고 구멍이 뚫린데 이어 미사일 공격에도 끄떡없다던 1.2미터의 콘크리트 벽에도 구멍이 뚫린 것"이라며 "애초 한빛 원전 2호기 격납건물 철판 부식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된 지 1년 만에 6기의 철판부식이 확인됐고 이제는 콘크리트에 구멍이 난 것까지 확인된 것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부실시공을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사실은 원전 안전체계의 심각한 무능력이 확인된 것이고 원전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고 만 것"이라고 질타했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금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의 조치 및 해명은 비과학적이고 잘못된 것임이 이번 한빛 4호기 사건으로 여실히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을 단순 부실시공으로만 한정하지 말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철판 부식 원인까지 다시 점검해야 하며, 콘크리트 균열과 열화(오래되어 약화됨) 문제까지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원자력시스템공학과 박종운 교수는 "한수원은 주기적안전성평가 때 정밀검사를 해야 함에도 그냥 지나친 것이며, 2011년 프랑스 원전의 주기기 탄소 함유량 기준 초과시 규제기관 ASN이 58기 중 20기 원전을 전부 정지시키고 검사를 지시한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빛 4호기는 가압경수로형 100만kW급으로 지난 1996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노후 원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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