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노루’,1959년 발생 ‘사라’와 유사경로…“최악 염두 철저 대비해야”

지난달 19일 발생해 서태평양 상에서 횡보를 거듭하던  제5호 태풍 ‘노루’가 일본 규슈와 한반도로 방향을 잡았다.

기상청은 노루가 일본 규슈를 지나 대한해협 먼 바다로 빠져나가길 바라는 눈치지만,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 등의 예보에 따르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는 경로를 보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5호 태풍 노루(NORU)는 중심기압은 94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은 초속 45m를 나타내고 있으며, 강풍 반경은 320km로 중형급으로 발달한 상태다.

노루는 지난달 19일 발생해 13일간 태평양에서 수증기를 계속 머금으며 중형급 태풍으로 발달했으며,  바닷물 온도가 높은 저위도 경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슈퍼 태풍’의 위용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참고로 태풍은 강도에 따라 ‘약한 태풍’, ‘중간 태풍’, ‘강한 태풍’, ‘매우 강한 태풍’ 등 4가지로 분류하며, 크기는 초대형, 대형, 중형, 소형 등으로 구분한다.

슈퍼 태풍은 일종의 신조어로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경우 1분 평균 풍속을 기준으로 태풍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초속 67m 이상인 경우 슈퍼태풍으로 정의한다.

참고로 초속 60m의 바람이 불면 철탑이 휘어진다.

▲ 제5호 태풍 노루(NORU) 예상진로(2일 09시 현재). 자료=기상청
노루의 경우는 이미 지난달 31일 최대중심풍속 140노트, 시속 260km, 초속 72m로 슈퍼태풍으로 분류된 상태다.

노루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910km부근 해상을 시간당 15km의 속도로 북서진 중이다.

기상청은 노루가 오는 5일에는 일본 오키나와 북동쪽 약 260km 부근 해상까지 서북서진 한 뒤 이후 제주를 향해 북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태풍 진로가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매우 강의 중형급 태풍인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당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상청의 조심스런 예측과는 달리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상륙을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가 강한 노루가 바닷물 온도가 높은 저위도 경로를 통해 이동하면서 매우 강력한 태풍으로 발달한 채 경로 또한 서쪽으로 치우쳐 한반도를 향하게 된다는 것.

▲ 미국합동태풍예보센터(JTWC)의 노루 진로 예상도.
이 같은 예보대로 라면 노루는 목포에 상륙해 강릉 북쪽으로 진출하거나, 해남에서 영덕 쪽으로 빠져나가는 진로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 미국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예측이다.

이 같은 상태라면 노루는 지난 1959년 발생해 한반도를 덮친 최강 태풍 사라(SARAH)와 여러모로 닮았다.

1959년 9월 한반도에 상륙한 사라는 중심부근 1분평균 최대풍속 초속 85m, 평균 초속은 45m, 최저 기압 952hPa로 한반도를 강타한 최초의 슈퍼태풍으로 기록되고 있다.

사라는 경상도에 특히 큰 피해를 남겼으며, 사망·실종 849명, 이재민 37만 3459명, 총 1,900억 원(1992년 화폐가치 기준)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 1959년 9월 발생한 태풍 사라(SARAH) 진출도.
노루는 동경 130도 이북의 태풍 진로별 중심기압치 역시 사라와 매우 비슷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의 경우 태풍이 오면 강한 바람과 저기압으로 저층냉수가 해수면으로 올라오게 돼 태풍을 약화시켜 슈퍼태풍이 오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차가운 물이 태풍의 저기압 강도를 줄여주는 데다, 우리나라는 중위도 지역이라 태풍이 올라오면서 힘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노루의 경우는 특히 진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루가 중심 풍속이 매우 강한 태풍이 확실한 만큼 남해안의 가두리 양식장, 비닐하우스, 과수원 등에서는 사전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피해예방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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