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시민들이 즐겨 먹는 콩국과 식혜를 비위생적으로 제조한 후 고의로 유통기간, 제조일 등 표시사항을 부착하지 않고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상에게 조직적·전문적으로 판매한 제조업체 2개소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에 적발됐다.

18일 특사경에 따르면 고온다습한 기온에 상하기 쉬운 콩국, 식혜 등을 위생 감시가 허술한 새벽 03시에서 08시까지 재래시장 도로변에서 냉장시설도 갖추지 않고 대량 유통·판매되고 있는 사실을 포착, 식중독 발생이 우려돼 긴급히 단속에 나서게 됐다.

적발된 업체들은 식품위생법에 따른 표시사항을 부착할 경우 공장에서 만든 제품임을 인식한 소비자가 구매를 꺼려할 수 있어 표시없이 판매하기로 하고, 수입산(중국산, 미국산) 콩으로 콩국을 만든 뒤, 수도권 주변 약 40여명의 아파트 알뜰시장 판매업자에게 무표시 상태로 판매했다.

일부 알뜰시장 판매업자는 마치 집에서 좋은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껏 소량만 만든 제품인 것처럼 판매하고 있음이 확인돘다.

▲ 아파트 알뜰시장에서 중간 판매상인이 콩국과 식혜를 판매하기 위해 진열해 놓은 상태.
이번수사의 특징은 허가를 받은 업소가 알뜰시장의 특성상 소비자들에게 판매자가 직접 만든 제품인양 판매하기 위해 고의로 제조원,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업체는 제조시설의 비위생적인 관리와 유통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으로 인하여 일반세균이 콩국은 23,000,000~160,000,000/ml이 검출됐으며, 식혜는 기준치 보다 140배에서 1,900배까지 초과했음이 검사결과 나타났다.

이러한 방식으로 장기간 판매되어 왔으나 당국의 감시가 허술한 새벽시간에만 유통하여 그 동안 적발되기 어려웠다고 특사경은 밝혔다.

경기 양주 소재 ‘A업소’는 콩국을 제조하는 제조시설 바닥에서 쥐의 사체가 발견됐고, 제조에 사용된 기구류의 세척 상태가 불량해 위생해충인 파리, 모기, 벌레 등이 서식하는 한편, 벽면은 거미줄과 곰팡이가 상당하고, 종사자가 콩국물을 담을 때는 맨손으로 콩국물 병을 직각으로 잡고 콩국물 통에 푹 담가 병입하는 등 제품을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이들이 판매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23,000,000~160,000,000/ml이 검출됐으며 2015. 5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48,900병(1,000㎖/병)상당을 판매했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B업소’의 경우 식혜를 제조 판매하면서 영업장 제조시설 내에 식품오염 우려가 있는 동물 배설물이 있었으며, 식혜를 담을 때 종사원은 위생장갑이나 위생복을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깔때기를 이용하여 바닥에서 병입하는 등 비위생적으로 취급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에서 일반세균이 기준의 최저 140배, 최고 1,900배를 초과해 검출됐으며, 2009. 11월경부터 현재까지 약 248,348병(1,5000㎖/병)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은 적발된 2개 업체 영업주를 형사 입건하고, 이와 별도로 알뜰시장에 무표시 제품을 유통·판매한 약 40여명의 중간 유통업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강필영 민생사법경찰단장은 “콩국과 식혜는 고온다습한 계절적 특성상 쉽게 상하므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경우 식중독 발생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아파트 알뜰시장 등에서 판매되는 무표시 제품은 제조일자, 유통기한, 원산지 등을 전혀 알 수 없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니 제품 구입 시 꼼꼼히 표시기준을 살펴보고, 표시가 없는 제품은 구매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강 단장은 아울러 “시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부정불량 식품판매사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원천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