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은 장수말벌의 공격성향을 실험한 결과, 사람의 머리 보다는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실험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경북 경주시 경주국립공원 일대에서 진행됐으며, 장수말벌의 공격성과 관련 △공격 부위△색상 △거리△진동 민감성 등을 중심으로 실험했다.

장수말벌은 국내 벌 중에서 가장 큰 최대종으로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계 작용 마비독을 갖고 있어 쏘이면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험 결과, 장수말벌은 땅속 벌집 주변에서 발생되는 약한 진동에도 수십 마리가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땅속 집에서 나온 장수말벌은 벌집에서 가까운 사람의 다리 부위를 집중 공격했으며, 이후 사람의 행동에 따라 몸 전체를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다.

이같은 반응으로 볼 때 벌집을 밟는 등 직접적으로 충격을 주는 행위나 자극하는 큰 움직임은 장수말벌의 공격성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확인됐다.

▲ 장수말벌이 밝은 주황색에는 반응을 하지 않은 반면 검은색에는 강하게 반응하는 모습.
장수말벌의 색상별 공격성향은 일반 말벌과 같이 △검은색 △갈색 △빨간색 △노란색 및 초록색 순으로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색깔에 공격성이 강한 이유는 곰, 오소리, 담비 등 야생동물 천적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계열의 등산복, 등산화, 등산모, 각반(스패치) 등을 착용해야 말벌류의 공격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국립공원연구원 정종철 생태연구팀장은 "땅속에 있는 장수말벌 집을 건드렸을 때 그 자리에서 벌들을 털어내려고 다리로 쿵쿵 딛거나 팔로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으면 안된다"며 "덩치가 큰 벌들이 날아오르면 무조건 머리를 감싸고 그 자리에서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연구원 나공주 원장은 "야영이나 등산 등 국립공원 내에서 야외활동을 하기 전에 말벌의 유무를 세심히 살피고 벌집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건드리지 말고 관할 국립공원사무소에 바로 알려야 한다"며, "탐방객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곤충들의 생태와 행동특성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안전한 대처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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