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540호인 '경주개 동경이' 중에는 꼬리가 없거나 아주 짧은 것이 있는데 이는 유전자 차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서울대학교 김희발 교수 연구팀과 함께 경주개 동경이의 꼬리 유무와 결정적인 관련이 있는 원인 유전자를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으로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주개 동경이는 '삼국사기', '동경잡기', '오주연문장전산고' 등 수십 편의 옛 문헌에 등장한다.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한국경주개동경이보존협회에서 보유한 100여 마리를 비롯해 양동마을, 서라벌대학 사육장 등에 총 460여 마리가 보존·관리되고 있다.

연구진은 동경이 가운데 꼬리뼈가 20마디 정도로 일반 개와 비슷한 7마리, 꼬리뼈가 5~7마디로 짧은 5마리, 2~3마디로 꼬리가 거의 없는 10마리의 전체 유전체 서열정보를 분석했다.

▲ 천연기념물 540호 '경주개 동경이' .
그 결과, 꼬리 형성과 관련 있는 2개 변이와 꼬리 퇴화 현상과 관련된 2개 유전자를 찾았다.

꼬리를 형성하는 것은 '티(T) 유전자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변환 변이체'와 '에스에프알피2(SFRP2) 유전자의 변이체(CpG island)'이다.

또한, 꼬리가 짧아지는 현상과 관련된 유전자는 '세포골격 막단백질(ANKRD11)'과 '힘줄 형성(ACVR2B)'에 관여하는 유전자로 나타났다.

외국 품종 중 꼬리가 짧거나 없는 개로는 펨브록 웰시 코기, 오스트레일리언 셰퍼드, 잭 러셀 테리어, 브리타니 스패니얼 등이 있으나, 우리나라 품종은 동경이가 유일하다.

이번 연구는 주로 외국 품종에 집중된 꼬리 퇴화 연구와 관련해 국내 품종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정보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게 원인 유전자와 변이체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우리나라 토종개 고유의 특색 있는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육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 동물유전체과 최봉환 연구사는 "이번 연구가 경주개 동경이의 특이 형질인 짧은 꼬리에 대한 이유를 밝혀낸 사실 외에도 동경이의 유전체 구조분석으로 국내 토종개의 역사를 더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사는 아울러 "한국의 토종가축에 대한 지속적인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으로 유전자원 보존과 문화적 다양성 보존 업무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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