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지음, 장수하늘소 펴냄

『너랑나랑평화사랑』은 도서출판 장수하늘소의 창작동화 시리즈 <장수하늘소가 꿈꾸는 교실>의 네 번째 이야기다.

시인이자 환경운동가인 작가가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에 참여하면서 느끼고 깨달은 평화와 생명의 의미를,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는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리에 사는 현상규 어린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애잔하게 그려 낸 동화다.

 
강정마을의 자연과 풍속, 그 속에 어우러져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사람들의 고난, 그리고 기어이 지켜내야 할 삶의 영속성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평화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울러 삼천리강산의 아픈 손톱 속살 같은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한 시인이자 환경운동가로서의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며, 평화는 그렇게 우리가 만들어 가는 삶의 모습이고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모두 열일곱 편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주인공인 상규와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강정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마을 주민들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생명과 평화, 전통과 풍속을 지킨다는 것의 의미를 하나씩 짚어 가면서 그리고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 그리고 이웃들이 대대로 제주 강정에 살아오면서 겪은 가슴 시린 이야기들이 오히려 강정 해군기지 싸움을 거치며 더욱 단단해진다.

그리고 마침내 상규가 어른이 된 어느 날, 해군기지가 사라지고 복원된 구럼비를 걸으며 평화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미래를 희망이 아닌 현실로 마무리 짓고 있다. 

이 같은 동화 내용과는 달리 지난 2007년부터 추진된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사업은 대한민국의 국가 방위와 동북아의 안보 전략상의 필요에 따른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와는 다르게 제주도민, 특히 이해 당사자인 강정마을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 공감의 과정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대표적 국책 사업으로, 2011년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2012년 해군기지 공사가 기어이 착공돼 오늘에 이르기까지 정부 대 마을 주민, 주민들과 연대한 시민들 간 극한 대결이 이어지고 있다.

강정해군기지 건설 논란의 핵심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기지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평화의 상징인 제주도에 한·중관계를 헤치고, 환경을 파괴하는 대규모 군사시설을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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