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일주일 연기, 부상자 57명 등 피해눈덩이…“포항인근에 원전 18기 밀집”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지점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어 16시 49분에도 역시 북구 북쪽 8km지점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 크고 작은 피해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핵없는사회공동행동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포항 인근 원전 건설을 중단해야 하며, 이번 지진을 계기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실제 포항을 비롯한 인근 인근 경주, 부산과 울산, 울진 등에는 18기의 원전이 가동중이고, 5기가 건설 중인 그야말로 원전밀집지역이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포항 지진은 본진에 앞서 규모 2.2, 2.6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다 오후 2시29분경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했다. 그리고 뒤이어 규모 3.6 지진을 시작으로 규모 2.9,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하다 16시49분경 규모 4.6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 규모 5.4 지진 발생위치(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최대진도는 경북지역에서 Ⅵ로 기록됐으며, 강원, 경남, 대구, 부산, 울산, 충북 지역에서 진도 Ⅳ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규모 5.0∼5.9 의 지진은 미국에서 활용하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으로 Ⅵ∼Ⅶ 등급으로 분류하며,  Ⅵ등급은 많은 사람이 놀라서 밖으로 뛰어나가게 되고, 무거운 가구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규모 4.0∼4.9의 지진은 진도 Ⅳ∼Ⅴ 등급으로 분류되며, Ⅴ등급의 경우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수면 중에도 대부분 잠을 깬다.

이번 지진으로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최초로 일주일 연기된 것을 비롯해 현재까지 드러난 사상자만 57명에에 1천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는 16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발표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통계일뿐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8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핵없는 사회를위한공동행동’은 16일 오후 1시30분에 광화문 광장에서 "지진위험지대에서 가동·건설 중인 핵발전소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앞서 밝힌 자료를 통해  "이번 지진 규모는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보다 작지만 진원의 깊이가 더 얕아지고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계속 지진의 여파를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또 "문제는 계속해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는 한반도 동남부가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라며 "인근 경주, 부산과 울산, 울진 등에 18개 핵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5기가 건설 중이다. 그럼에도 핵발전소 내진설계가 충분하지 않으며 최대지진평가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주에 이은 포항의 경고를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복구와 함께 사회 전반의 지진 안전 점검과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하며, 정부의 탈원전정책은 더욱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현재 인구 50여만명이 밀집한 포항시 인근에는 신한울 1·2호기 및 신고리 4·5·6호기 등 원전 5기가 건설 중이다. 경북 울진에는 한울 1·2·3·4·5·6호기, 경주에는 월성 1·2·3·4호기 및 신월성 1·2호기, 울산 울주에는 신고리 3호기, 부산 기장에는 신고리 1·2호기, 고리 2·3·4호기 등 원전 18기가 가동 중이다.

한편 이번 지진과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에 대해 매뉴얼에 따른 설비점검을 실시한 결과 설비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동중인 원전 24기 중 21기의 내진설계를 규모 7.0(기존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보강했으며, 이 작업을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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