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 AI 아닌 철새 바이러스 유전자 변형 추정…제주서 세번째 고병원성 AI 확진

지난 17일 전북 고창군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전 세계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우리나라에 도래한 겨울 철새가 옮긴 것으로, 토착화된 AI는 아니라는 의미다.

28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고창군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의 유전형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유럽에서 유행한 ‘H5N8’형과 2014년 유럽에서 발견된 저병원성 ‘H3N6’형이 재조합된 ‘H5N6’형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신종 H5N6형은 세계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H5N6형 AI가 343건 발생해 세계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았지만 이번에 나온 유전형은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바이러스와는 특성이 전혀 달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H5N6형과 비교하면 H5형은 93%, N5형은 84% 정도밖에 일치하지 않는다며, 반면 지난해 네덜란드 홍머리오리에서 분리된 H5N8형과는 99% 이상, 2014년 네덜란드 흰뺨기러기에서 분리한 H3N6형과는 97% 이상 같다고 설명했따.

▲ AI분변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이 같은 사실은 이번 고창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AI는 토착화 한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의미이며, AI에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가 야생조류, 사람, 차량 등을 통해 농장 안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박봉균 본부장은 "유전자가 새로 조합된 초기 바이러스인 만큼 숙주인 조류 안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양이 많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어 방역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1일 제주 제주시(하도리)에서 환경부가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H5N6형)로 최종 확진됐다.

이로써 올겨울 고병원성 AI 판정을 받은 곳은  전북 고창의 육용 오리농가와 전남의 순천만, 제주 하도리까지 포함해 3곳으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제주지역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지난 21일 이미 '야생조수류 예찰지역' 설정, 가금류에 대한 이동 통제 등 '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에 따른 조치를 이미 취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제주도 관내 모든 가금농가에 대해 긴급 예찰 및 정밀검사(오리: 정밀검사, 닭 등: 임상예찰 및 필요 시 간이키트 검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야생조류의 가금농가 접근 차단을 위해 축사에 그물망 설치, 농가 출입차량에 대한 소독 등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철새도래지 출입 통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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