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지하수 TPH 918배, 벤젠은 670배 기준초과…서울, 정밀조사·정화 촉구

29일 공개된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환경조사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경우 기준치 대비 최대 672배까지 검출되는 등 심각하게 오염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용산미군기지 내부 조사결과를 공개한 것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나, 결과가 이렇게 나온 이상 정밀조사와 이에 따른 정화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미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합동위원회는 29일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주한미군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환경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18일에서 2월 23일까지, 지난해 8월 4일에서 25일까지 2차례 걸쳐 용산기지 내·외부 지하수 관정에서 시료를 채취, 총석유계탄화수소(THP)·벤젠·톨루엔·에틸벤젠·크실렌 등 5개 항목을 조사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 같은 조사를 해놓고도 결과 공개를 미루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자 이번에 뒤늦게 공개에 나선 것이다.

▲ 용산미군기지 내외부 조사지점.
이날 공개된 환경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류 오염을 의미하는 THP는 지난해 1∼2월과 8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기준치(1.5ppm)를 넘어선 지점이 각각 11곳으로 파악됐다.

기지 외부 조사에서도 지난해 1∼2월 기준치 17배를 넘는 최고 25.7ppm(BH-16지점)이, 8월 조사에서는 9.5ppm(BH-06지점)이 각각 나왔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의 경우 기준치(0.015ppm) 550배를 넘는 8.258ppm(NMW-01지점)이, 지난해 8월에는 기준치의 671배를 웃도는 10.077ppm(NMW-01지점)이 각각 나왔다. 기지 외부에서도 최고 6.953ppm(BH-34지점)이 검출됐다.

톨루엔은 지난해 1∼2월과 8월 조사에서 각각 4곳, 5곳에서 기준치(1ppm)를 넘어 검출됐다. 지난해 1∼2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기준치의 7.6배를 넘는 7.614ppm(B01-870지점)이 나왔다.

▲ 녹사평역 주변(사우스포스트) 오염도 분석결과.단위 : mg/L
에틸벤젠은 기준치(0.45ppm)를 초과해 검출된 곳이 지난해 1∼2월과 8월 각각 8곳이었고, 크실렌(기준치 0.75ppm)도 각각 9곳으로 파악됐다.

에틸벤젠은 지난해 1∼2월 기지 내부 조사에서 최고 2.415ppm(B09-252지점)이, 지난해 8월 조사에서는 2.897ppm(B01-874지점)이 각각 검출됐다.

이같은 조사 결과 공개와 관련 서울시는 환경부·외교부의 용산미군기지 내부 조사결과 공개에 대해 기지정화를 위한 초석이 될 수 있음에 일단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러나 환경부 기지내부 조사결과와 우리시의 주변 오염도 조사결과를 볼 때 기지내부의 심각한 오염이 우려되나, 이번 발표문에서도 오염원 정밀조사 및 정화계획 등 후속조치에 대해서 언급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내부조사 및 정화가 지연되는 주요원인인 불합리한 SOFA 규정개정 등 서울시 건의사항을 외교부와 환경부에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또 8월~10월 실시한 7개 기지주변 오염도 조사결과 전쟁기념관 동문(메인포스트 서측) 미군기지 담장 인근에서 TPH 1,285mg/kg(2지역기준 800mg/kg)가 검출돼 용산구청, 국방부, 환경부 등 관련기관과 협의 후 정화 및 오염원 정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권기욱 물순환안전국장은 “우리시는 기지주변 정화사업과 지하수 확산 감시 모니터링은 지속하면서,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환 전 기지내부 정밀조사와 오염정화 및 SOFA 규정의 개정 등 모든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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