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두루미의 30% 월동, 개체수 지속 증가…“주민들 자발적 보호활동 큰 힘”

철원평야가 철새와 지역주민의 상생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두루미의 천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환경부(장관 김은경)는 1999년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930마리의 두루미가 철원평야를 올겨울에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환경부는 1999년부터 겨울철 철새도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철원평야 동시센서스에서는 두루미 930마리가 관찰됐다.

이는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가 시작된 이래 관찰된 두루미의 최대 개체수에 해당한다. 철원평야를 찾는 두루미는 1999년 382마리를 시작으로 2008년 603마리를 기록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였다. 

참고로 두루미는 일반적으로 두루미목(Order Gruiformes) 두루미과(Family Gruidae)에 속하는 종을 두루미류로 통칭한다. 흔히 학이라고도 하며, 선학(仙鶴)·선금(仙禽)·노금(露禽)·태금(胎禽)·단정학(丹頂鶴) 등으로도 불린다.

▲ 재두루미(좌)와 흑두루미(우).
흔히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로 알려져 있으며, 천년을 장수하는 영물로 인식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매우 친숙하게 등장하고 있다. 1960년대 후반 그 수가 급격히 줄어 1968년 종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두루미는 한국의 조류 중 가장 키가 큰 조류로 지구상에는 2,800~3,300여 개체가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 도래하는 7종 중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3종이 겨울철 규칙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아와 월동한다.

알은 주로 두 개를 낳으며, 어린 두루미는 깃털색이 갈색으로 흰색의 어미새와 구분되며, 자라면서 점차 흰색깃으로 바뀐다.

철원평야는 임진강 및 한탄강 일대의 약 150㎢ 규모의 넓은 평지로 겨울에도 얼지 않는 여울 등이 어우러져 철새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특히 이곳은 전 세계 야생 두루미의 약 30%가 겨울을 나는 세계 최대의 두루미 월동지역이다.

철원평야를 찾는 철새의 수는 두루미를 포함하여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철원평야를 찾는 철새 수는 47종 1만 864마리였으며, 2018년에는 2015년에 비해 2.7배 증가한 49종 3만 9,898마리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에 대해 환경부는 2004년부터 추진한 지자체와 농민 간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공동 프로젝트 등의 보호 활동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 두루미 개체수.
환경부는 철원군과 농민 사이의 생물다양성관리계약에 국고 6천만 원을 보조해 볏집을 논에 그대로 놔두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철원군, 한국생태관광협회,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를 통해 수확이 끝난 약 30만m2 규모 논에 물을 가둬 두루미에게 우렁이 등의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환경부는 최근 탐조가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주요한 자원으로 부각됨에 따라 철원평야 등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 25일에는 철원평야 일대 비무장지대(DMZ) 철새평화타운 및 철새도래지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하여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재정, 컨설팅,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환경부 정종선 자연보전정책관은 “철원평야에 많은 철새들이 찾는 것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보호 활동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철새 보호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이러한 활동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