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린 크로닌 글·해리 블리스 그림, 보물창고 펴냄

[그림책 보물창고]의 71번째 책 『지렁이의 일기』는 칼데콧 상 수상 작가인 도린 크로닌의 글에 해리 블리스의 귀엽고 친근한 일러스트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책은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최고의 책, 키스톤 리딩 북 상, 사우스캐롤라이나 아동도서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으며 지금도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흙은 식량을 생산하는 터전임은 물론이고 기후를 조절하고 수질을 정화하며 탄소를 저장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양의 공익적 가치를 환산하면 약 281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듯 흙은 우리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지만 부적절한 관리 탓에 토양이 유실되고 황폐화되며 오염되는 등 토양 환경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3월 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하여 흙의 소중함과 가치를 되새기고 토양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지렁이 산업이다.

지렁이는 낙엽이나 쓰레기를 먹어 분해하고 하루에 자기 몸의 30배나 되는 분변토를 만들어 내어 흙을 비옥하게 한다.

또 굴을 파서 땅이 숨쉬기 좋게 해 주고 수분을 저장하게 해 식물이 잘 자라나도록 만든다.

이렇게 토양 환경을 되살리는 지렁이의 역할에 주목한 연구자들이 꾸준히 지렁이를 연구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나 환경단체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지렁이를 홍보하고 있다.

『지렁이의 일기』는 지렁이가 쓴 일기를 들여다보는 형식을 통하여 아이들이 지렁이에게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렁이의 일기』 속 지렁이는 숙제를 하기 싫어하고 친구와 늘 티격태격하며 누나에게 심술궂은 말을 하다 엄마에게 혼이 나기도 하는 장난기 많은 꼬마이다.

학교 수업을 듣고 춤추기를 즐기며 대통령의 비밀 경호원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기도 한다. 아이들은 낯익은 지렁이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지렁이에게 이입하며 공감하게 된다.

또한 미끼를 찾아 땅을 파는 삽과 사방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발, 꿈속에 나온 커다란 새처럼 지렁이를 위협하는 존재들을 지렁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보면 징그럽게만 보이던 지렁이를 지켜주고 싶은 작은 친구로 여기게 된다.

지렁이를 가깝게 느끼게 된 아이들은 지렁이가 가진 특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멋진 다리도, 치아도 없고 거꾸로 매달리지도 못하며 꼼지락거리며 움직이는 지렁이를 귀엽고 재밌는 생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친근감을 바탕으로 『지렁이의 일기』는 '대지의 창자'라고 불리는 지렁이의 역할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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