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 지음, 이야기나무 펴냄

몇 해 전부터 20대~30대 사이에 귀농·귀촌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는 '청년 농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작년에 개봉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김태리와 류준열이 출연해 농촌에서 삶의 방향을 찾는 청년들의 모습을 잔잔하게 보여줬다. 

 
이 책『엄마, 나 시골 살래요!』역시 귀농·귀촌을 꿈꾸는 젊은이의 고뇌가 담긴 귀농·귀촌 에세이다.
 
다른 점이라면,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 없는 도시 생활에서 도망치듯 고향으로 숨어든 영화 속 주인공과 달리 이 책의 저자는 도시 생활보다는 농촌 생활이 자신에게 더 맞다고 확신한다는 것.

그래서일까, 아름다운 풍경 속 그림 같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표정이 밝지 않았던 영화 속 주인공과 달리 이 책의 저자는 예상보다 심각한 농촌 현실과 순간순간 마주하는 농촌의 민낯에 뜨악하면서도 동료와 함께 먹는 참에 기뻐하고, 땀 흘려 일할 때 희열을 느끼며, 한결같이 농촌살이를 희망한다.

하지만 농촌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확고한 저자 역시 농촌살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저자는 삼십 대 싱글 여성이다. 본명은 이아나.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12년을 보냈다.

분명 서울은 매력적인 도시지만, 내게 서울은 맞지 않는 옷 같았다. 배운 대로, 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 도시 밖 삶을 찾아 농촌을 기웃거렸다. 현재는 아무 연고 없는 구례로 이사해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

귀농·귀촌을 할 경우 농촌 생활에서 예상되는 고된 노동 외에도 충분히 일할 나이에 시골에 돌아온 사람은 실패했거나 낙오한 사람이라는 편견이나, 만연한 남성중심문화를 끊임없이 마주해야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정부지원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 그럼에도 저자는 농촌살이를 희망한다.

도시에서보다 농촌에서의 생활이 자신에게 맞고 농촌에서의 하루하루가 더 행복하고 즐겁기에. 두렵지만 확실한 걸음으로 농촌살이를 선택했다.

귀농·귀촌만이 옳은 길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 맞는 사람이 있고, 시골에서의 생활이 더 맞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저자는 비슷해 보여도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르게 생긴 알밤처럼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살길 바란다.

그러려면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적어도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포기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도록 자신의 삶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분위기가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모든 사람의 삶이 존중받는 시기가 오길….

『엄마, 나 시골 살래요!』는 귀농·귀촌을 찬양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생태적인 삶에 관심 있는 30대 여성이 자신에게 딱 맞는 삶의 공간인 농촌에서 살고 싶은 대로 살기 위해 고민하고 실행한 여정의 기록이다.

다양한 교육을 들으며 귀농·귀촌 희망자에서 새내기 귀농인이 되어가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느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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