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너지다소비건물 전기사용 18.1%↑…“과태료 부과 등 제도적 보완 필요”

지난 1일(수) 111년 만의 기록적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서울 곳곳에 정전사태까지 벌어진 가운데, 대학교, 병원, 백화점, 상용건물 같은 서울시내 대형건물들의 에너지 소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6년 연속 서울지역 에너지 사용량 1위의 불명예를 기록했다.

또, 2017년 에너지다소비건물 총 333개소 중 약 1/3인 112개소가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숫자도 지난 5년 새 22.8% 증가('12년 271개소 → '17년 333개소)했다. 이 기간 가정용 전기사용양은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시행으로 2% 감소한 반면,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전기사용량은 18.1% 늘어났다.

▲ 2012~2017년 에너지다소비건물 수(개소) 및 에너지총사용량.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 수요관리 및 절약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서울지역 에너지다소비건물(공동주택 제외)의 2017년도 에너지 사용량 순위를 공개했다.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TOE(Ton of Oil Equivalent – 석유환산톤) 이상인 건물로, 2016년말 기준 전국에 4,578개소가 있으며 이곳에서 국가 전체 에너지사용의 72.9%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다소비건물 333개소 중 에너지 최다사용시설은 서울대학교(51,688TOE)로 나타났다.

2위는 KT목동IDC(46,235TOE), 3위는 LG가산디지털센터(가산IDC, 41,533TOE), 4위 삼성서울병원(34,956TOE), 5위는 서울아산병원(33,135TOE) 순이었다.

특히, 서울대학교는 2012년 이후 6년 연속 서울 지역에서 에너지이용이 가장 많은 시설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가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전력피크관리를 하고 고효율설비로 교체하는 등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은 4,469TOE나 증가하는 등 해마다 사용량 1위의 불명예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에너지다소비건물 총 333개소 중 112개소는 전년 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법령에 의거해 에너지사용량 신고 및 에너지 진단을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공단에 에너지 관리·지도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서울지역 에너지다소비건물은 지난 2012년 271개소에서 2017년 333개소로 22.8% 증가했으며, 이들의 에너지사용량도 같은 기간 1,677천TOE에서 1,933천TOE로 15.3% 증가했다.

24시간 운영되는 데이터센터들이 단위면적당 에너지사용이 많았으며 최다사용시설은 KT목동IDC, 2위는 LG U+ 서초IDC센터, 3위는 LG U+ 논현 IDC, 4위는 LG가산디지털센터(가산IDC), 5위는 SK Telecom(성수동 사옥)다.

6위는 SKbroadband(주)서초1센터, 7위는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8위는 세종텔레콤 주식회사, 9위는 LG U+ 서초IDC2센터, 10위는 SKbroadband(주)서초2센터다.

전년대비 에너지사용량이 증가한 상위 3개소는 한국공항공사 서울지역본부, 서울대학교, 롯데물산(주) 순으로 나타났으며, 사용량이 증가한 사유로는 증축 및 신축건물 준공에 따른 입주율 상승, 이용객 증가, 신규 설비 도입 등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도와 비교해 에너지 사용량이 감소된 건물은 (주)엘지씨엔에스 상암 IT센터, 주식회사 패션티브이관리, (주)LG유플러스 논현IDC 순이다.

주요 절감사유는 설비 이전, 인버터 방식 전산장비 전력제어 도입, 고효율 냉방장치 설치·운영, 냉방설비 대온도차 제어, LED조명 교체 등 건물 특성에 맞게 에너지 절약을 추진한데 따른 결과이다.

▲ 업종별 에너지 소비순위. 단위= TOE/년.
이처럼 에너지다소비건물 지정 제도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최근 수년간 에너지다소비건물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박사는 “현재 에너지수요관리정책이 실종된 상태”라고 진단한 뒤, 그 원인으로 정부의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감독 부실을 꼬집었다.

이 박사는 아울러 “서울시가 에너지다소비사업자에 대한 관리 의지가 높은 반면 권한이 없는 상황이며 수요관리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대학교 구충완 교수는 “에너지다소비사업자 수와 에너지사용량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과 현행 에너지다소비사업자 관리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원전하나줄이기사업을 통해 2012년 대비 2017년 가정용 전기사용량을 2%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서울시민들은 원전하나줄이기사업을 통한 에너지 절감·생산·효율화로 2012년보다 2017년 연간 가정용 전기사용량을 270GWh 절감했으며 이는 약 98천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이다.

반면 같은 기간 에너지다소비건물 전기사용량은 오히려 18.1%나 증가해 시민들의 에너지 절감 노력을 퇴색시켰다.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소비 증가세에 대한 효과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정부에 관련 제도개선 및 에너지다소비사업자에 대한 관리 권한의 지방이양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현행제도상 관리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자발적인 에너지절감 유도를 위해 사용량 증가에 따른 절약대책 수립, 에너지효율관리제 도입 그리고 각종 의무사항 미이행시 과태료 부과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에너지사용량 신고 접수 등에 불과한 시도지사의 권한을 에너지진단 및 개선명령까지 확대하여 실질적인 지도감독이 가능하도록 정부에 수차례 법령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서울시 황보연 기후환경본부장은 “서울시민들의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부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은 줄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며 “에너지다소비건물 여건에 적합한 시설 개선을 통해 에너지 절약과 수요관리에 적극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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