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을 올라가는 첫 계단부터 아래층과의 온도차가 느껴지는 옥탑방.

강북구 미아동 옥탑방에서 혼자 지내시는 김 어르신은 일찌감치 집을 나선다.

뜨거운 열기로 도저히 집에 있을 수가 없어 지하철역에 앉아 있는 것이 그나마 낫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강북구 등 에너지빈곤층 주택에 쿨루프(cool-roof) 시공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쿨루프는 건물온도를 낮추는 방법 중 하나로 도심열섬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물 옥상 등에 햇빛과 열의 반사 효과가 있는 밝은색 도료 등을 시공하여 열기가 지붕에 축적되는 것을 줄이는 공법이다.

쿨루프 시공을 할 경우 옥상 바닥의 온도는 약 10℃ 낮아지며, 건물 실내온도를 2~3℃ 낮춰 준다.

쿨루프는 옥상녹화와 비교해 비용이 1/4정도로 적게 소요되며, 옥상녹화는 콘크리트 지붕에만 적용이 가능한데 비해 쿨루프는 유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붕면에도 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는 국비를 일부 지원받아 지난 6월부터 자치구별 수요조사를 통해 지역아동센터, 재가어르신복지센터(데이케어센터) 및 도봉구 저층주택 밀집지역 90개소에 쿨루프 설치를 시작하여 현재 마무리 작업 중에 있다.

▲ 공동주택 옥상 쿨루프 시공 모습.
이번 추가 지원은 옥탑방 및 탑층에 거주하고 있는 에너지빈곤층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10개소 시공에 들어가는 차열페인트는 삼화페인트공업(주)의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으로의 기부로 진행된다.

삼화페인트공업(주)은 2017년 서울시 ‘에너지를 나누는 이로운 기업’으로 위촉되어 에너지빈곤층을 대상으로 한 단열페인트 시공 등 에너지 나눔 실천에 함께 한 기업으로 이번 차열페인트는 CRRC(Cool Roof Rating Council, 미국의 에너지 절감형 도료인증제도) 인증을 받은 페인트이다.

특히, 쿨루프의 페인트 칠 작업은 옥탑방에서 옥상의 열기를 몸소 경험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대학생 서포터즈 ‘온비추미’ 학생들과 함께 직접 시공 봉사에 참여한다.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은 시민이 에너지 생산·절약을 통해 얻은 이익, 에코마일리지 포인트 등을 후원금으로 기부해 조성된 시민 주도 민간기금이다. 에너지빈곤층의 복지를 지원한다.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대학생서포터즈 온비추미는 ‘세상을 밝게 비추는 이’의 약자로 에너지 나눔에 함께 하는 대학생 봉사단으로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캠페인, 홍보, 지역아동센터 에너지 절약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옥탑방과 저층주택은 하루 종일 직사광선이 그대로 내리쬐기 때문에 기록적인 폭염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쿨 루프 시공이 가장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주거형태이기도 하다”며 “삼화페인트공업(주)가 함께하고 대학생들이 직접 나서는 이번 쿨루프 추가 시공으로 우리 주변 어려운 이웃들이 한여름 무더위로 인한 고단함을 덜 수 있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폭염으로 에너지빈곤층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지 않도록 관련 지원을 촘촘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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