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4대강보 13개까지 개방·관측확대…“개방기간 짧고, 수위도 소극적”

환경부가 4일 한강 이포보 수문을 정식으로 개방하는 것을 비롯해 4대강 보 16개 중 13개를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환경단체들이 발표된 개방기간이 짧게는 한 달에 그치는데다 그마저도 양수제약수위를 넘어서지 못해 효과를 거두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4일 환경부가 밝힌 발표의 핵심은 보 처리 방안의 근거가 될 실증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개방 폭과 모니터링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4개강 보 16개 보 가운데 개방하는 보의 수를 기존 10개에서 이번 달에 13개로 늘린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새로 개방되는 보는 한강 이포보, 낙동강 구미보·낙단보 등 3개. 

이 중 한강의 이포보의 경우는 한강의 3개 보(강천·여주·이포) 가운데 처음으로 열리는 것으로, 취수제약 수위인 26.4m까지 수문이 열린다. 11월 10일 이후에는 겨울철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 재배를 위해 이포보 수위를 올릴 계획이다.

낙동강의 구미보는 오는 15일 수문을 개방할 예정이며, 낙단보는 지역 주민과 개방일을 협의 중이다.

▲ 충남 공주보가 수문을 열고 문을 흘려보내고 있다.
환경부는 이번 13개 보 개방은 양수장이 가동에 들어가는 시점인 내년 3월까지로 계획하고 있다. 이후에는 취·양수장 대책 등을 고려하고 농민 등과 수위 회복 시기 등을 협의해 개방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아울러 이번 보 개방은 지역의 물이용, 생태계 등에 지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주변지역 주민과 수생태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목표수위까지 수문을 점진적·단계적(2~3cm/hr)으로 개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보 개방기간이 짧게는 한 달에 불과한 보가 존재하는데다 개방 수위도 양수제약수위를 벗어나지 못해, 충분한 모니터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낙동강 낙단보는 아직 개방일도 잡지 못해 개방기간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으며, 대부분의 보 개방 조건도 농업용 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를 말하는 '양수제약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보 수위 개념.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은 "발표된 개방기간이 짧게는 한 달인데다 그마저도 양수제약수위를 넘어서지 못해 이 기간 동안 수문개방을 통해 보 처리방안의 근거가 될 실증 자료를 확보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환경부 발표대로 양수 제약수위까지 0.2∼1.25m 수위를 낮추는 것은 취수제약수위에도 못미치는 극히 소극적인 방류수위로, 수질개선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아울러 "대통령의 4대강 보 수문 개방지시가 내려진 것은 작년 5월로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취·양수장 개선과 농·어민을 탓하기에는 지나간 시간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특히 한강의 강천보와 여주보, 낙동강의 칠곡보가 1년 반 동안이나 개방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을 거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세종보와 승촌보의 완전 개방이후 시민들은 감탄하며 이미 4대강의 자연성회복 가능성에 희망을 품었다. 앞으로 4대강 보 모니터링과 그 처리를 통해 속히 건강한 4대강을 시민에게 되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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