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차 IPCC 총회, 치열한 논의 끝에 채택…“1.5도의 의미·심각성 되새겨야”

지난 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가 치열한 논의 끝에 하루 연장된 6일 오후,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회원국들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와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이 1988년 공동 설립한 국제기구로 총 195개의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기후변화, 영향 및 대응정책에 관한 평가보고서 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5번의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총회에서 승인된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정 채택시 극적으로 합의된 지구온난화 1.5℃ 목표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IPCC에게 공식적으로 작성을 요청한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대표단(수석대표: 김종석 기상청장)은 기상청, 환경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농촌진흥청 등 11개 부처로 구성되었으며, 각 분야별로 대응 전략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번에 승인된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 요약본(SPM)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으로 총 33쪽, 4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 지난 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가 당초 일정보다 하루 연장된 6일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를 회원국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폐막했다.
A장은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 지구온난화의 현황, 영향, 위험 및 미래 전망과 인류에게 주는 의미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B장에는 1.5℃ 온난화가 해양 및 육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한 인류의 건강, 생계, 식량과 물 공급, 인간 안보 및 경제 성장에의 영향이 설명돼 있다.

또한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2℃와 1.5℃ 지구온난화의 비교를 통해 1.5℃ 목표의 필요성을 기술하고 있다.

C장에는 1.5℃ 지구온난화에 달성을 위한 배출경로를 다루고 있으며, 1.5℃ 온난화를 위하여 에너지 공급, 산업, 건물, 수송 등 여러 부문에서의 시스템 전환에 대하여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D장은 지속가능발전과 빈곤 퇴치 노력 차원의 전지구적인 대응 강화방법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현재 전지구 평균온도는 약 1℃ 상승하였다.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면 2℃ 상승에 비해 일부 기후변화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전지구 해수면 상승은 지구온난화 2℃ 대비 1.5℃에서 10cm 더 낮아지며, 여름철 북극해 해빙이 녹아서 사라질 확률은 지구온난화 2℃에서는 적어도 10년에 한 번 발생하나 1.5℃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산호초는 1.5℃ 상승시에도 70~90 퍼센트 정도 줄어들 것이며, 2℃ 상승시에는 거의 모두 (99% 이상) 사라질 것이다.

2100년까지 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려면 사회 모든 부문에서 신속하고 광범위하면서 전례 없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구평균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2010년 대비 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최소 45% 감축해야 하며 2050년까지 순 제로(net-zero) 배출이 달성돼야 한다.

이는 모든 잔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기의 이산화탄소 제거를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전지구 기온이 일시적으로 1.5℃를 초과(overshoot)하면, 2100년까지 1.5℃ 미만으로 다시 전지구 기온을 되돌리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 기술(CDR)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기술의 효과는 완전히 증명된 것은 아니며 일부는 지속가능 발전에 상당한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

우리나라 정부대표단 수석대표인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구온난화 1.5℃」특별보고서는 올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릴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주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인,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보고서”이며, “치열한 논의 끝에 극적으로 회원국들의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이번 보고서 승인이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발판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IPCC 이회성 의장은 8일(월) 기자회견을 통해 “6,000건 이상의 과학적 연구가 인용되고 전세계 전문가 및 정부 검토위원 수천 명이 참여한 이번 특별보고서는 IPCC가 정책적 판단에 크게 기여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 녹색미래, 녹색연합,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에너지정의행동,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 ICE Network 등이 참여한 시민환경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 특별보고서는 앞으로 24회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4)의 탈라노아 대화를 포함하여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 수립과 논의의 새로운 바탕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세계의 과학자 공동체가 ‘1.5도’라는 숫자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동의를 확인하고 현재와 같은 방식의(business as usual) 해법이 아닌 비상한 대응을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번 특별보고서 채택의 의미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시민환경단체들은 그러면서 "IPCC의 특별보고서의 가장 큰 의미는 한국을 포함하는 각국 정부가 1.5도 목표를 위해 스스로의 계획을 재점검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더욱 진지한 국제적 협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라며 "IPCC의 특별보고서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IPCC 총회 주관과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를 외교적 성과로 홍보하는 데에만 열중해온 한국정부의 반성과 노력을 촉구하며,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배출 계획, 배출 수단, 사회적 준비 모두가 다시 우리의 토론장 위에 올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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