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최초 오염현황 파악해 저감방안 수립 추진…“염전 3개소 천일염도 검사”

인천시가 최근 글로벌 이슈가 되고 있지만 국내에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던 미세플라스틱 조사에 칼을 빼 들었다.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방정부 최초로 ‘인천연안 미세플라스틱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이란 작게 생산되거나 큰 조각이 분해된 5mm 이하 플라스틱을 통칭하는데, 크기가 매우 미세하여 수거 및 처리가 곤란하고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오인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며, 어류 및 패류 섭취를 통해 인간에게도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세계경제포럼(2016년, WEF·다보스 포럼)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이면 바다 속 물고기보다 플라스틱 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유럽연합 등 주요 국가들은 플라스틱 용품을 줄여나가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2021년까지 플라스틱 면봉·빨대·풍선 등 10개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 금지 시켰으며, 영국은 2042년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고, 하반기부터 플라스틱 제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키로 했다.

아울러 캐나다 밴쿠버는 올해 6월부터 모든 요식업소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류 제품을 사용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시애틀은 외식업체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제공할 시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 인천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들이 연안 내해 3곳에서 미세플라스틱 조사를 위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세정제, 화장품, 치약 등 의약외품에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금지하고,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억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다 쓰레기는 담수, 해안, 해양 등 다양한 경로로부터 유입되는데, 플라스틱 쓰레기가 위험한 이유는 해양으로 유입 시 쓰레기가 마모되고 잘게 쪼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성된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연쇄 과정을 거쳐 결국 우리 식탁으로 되돌아온다.

특히, 인천연안은 한강담수를 통해 유입되는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 항만 주변에 산재해있는 선박 페인트, 바다에 떠있는 부표 등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

이에 따라, 보건환경연구원(해양조사과)에서는 해양환경 정화선(Sea Clean호)을 이용하여 지난해 하반기에 세어도 해역에서 사전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에 추가로 분석장비를 도입하고, 채취 장비를 자체 제작하여 미세플라스틱 오염현황을 파악함으로써 오염 원인을 규명해 저감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연구 대상지역은 내해 3개소로 세어도 해역(한강 및 수도권 매립지 등 오염원), 영종대교 해역(수도권 매립지 및 아라천 등 오염원), 인천신항 해역(인천신항 및 유수지 등 오염원)과 외해 2개소는 덕적도 및 자월도 해역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해양에 노출된 염전의 천일염이나 수산물에도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건환경연구원(식품분석과)은 인천 연안 염전 3개소의 천일염과 시중에 유통되는 수산물 및 수산물 가공품 중에 미세플라스틱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이성모 원장은 “최근 발생하는 환경 문제들은 인체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 등 미세한 오염물질에 대하여 더욱 과학적이고 지속적인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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