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압의 발생 위치에 따른 구분으로, 추운 겨울철 주로 시베리아 및 몽고 방면에서 발달하는 찬 대륙성 고기압을 말한다. 우리나라 겨울철 날씨를 지배한다.

고기압의 중심이 바이칼호 근처이고 시베리아지방에 있는 공기가 냉각돼 주위에 있는 공기보다 밀도가 커서 기압이 높아진 한랭건조한 고기압이라는 점에서 '시베리아 고기압'으로 칭한다.

역선풍(逆旋風, 시계침 방향)의 고기압대를 형성해 아시아 대륙의 동안(東岸)을 따라 필리핀 북부에까지 불어 나가며, 동서로 약 1만km 남북으로 약 5,000km에 달하는 광대한 규모이나 높이는 낮아서 3km 정도이다.

이 때문에 동쪽의 캄차카반도 부근 해상에는 알류샨 저기압이 놓이게 되어 겨울철의 전형적인 기압 배치인 서고동저형(west high and east low type)이 형성된다.

이 때 우리나라 부근 해상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에서 발생한 시계침 방향의 북 또는 북서계절풍이 장시간 불고, 남해상과 동해 먼바다에는 매우 높은 파도가 발생하게 된다. 서해 앞바다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베리아고기압의 발달·성쇠는 대체로 1주일 주기가 되는 경우가 많아 중국 북동부와 한반도 부근의 겨울철 날씨가 삼한사온(三寒四溫)의 주기를 가지게 된다.

시베리아고기압은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9월부터 익년 5월까지 무려 9개월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며, 1월에 그 세력이 가장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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