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11종 유전자 분석 결과 6종 수계별 특성 뒤섞여…“면밀 관찰 추진”

우리나라 민물고기 11종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동자개 등 6종의 수계별 특성이 뒤섞인 것으로 나타나 유전적 건강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6곳의 수계(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제주도)에 사는 각시붕어, 동자개 등 11종의 민물고기의 유전자 특성 정보를 확보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대상 11종 및 채집 장소의 경우 각시붕어는 금강, 낙동강, 섬진강 권역 등 8곳, 모래무지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권역 등 16곳에서 채집했다.

또 돌고기는 금강, 낙동강, 섬진강, 한강 권역 등 8곳에서 채집했으며, 버들치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제주도, 한강 권역 등 11곳, 돌마자는 한강, 금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한강 권역 등 11곳, 강준치는 금강, 낙동강, 한강 권역 등 15곳에서 확보했다.

또 끄리는 금강, 낙동강, 한강 권역 등 9곳에서, 동자개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권역 등 7곳, 치리는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권역 등 5곳, 빙어는 금강, 낙동강, 한강 권역 등 18곳, 참종개는 금강, 낙동강, 한강 권역 등 8곳에서 채집했다.

▲ 위쪽부터 강준치, 동자개, 참종개, 끄리, 치리, 빙어.
11종의 유전자 특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각시붕어, 모래무지, 돌고기, 버들치, 돌마자 5종은 사는 곳의 수계별 집단 간에 서로 다른 고유의 유전자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강준치, 끄리, 동자개, 치리, 빙어, 참종개 6종은 사는 곳의 수계와 상관없이 동일한 유전자형을 갖고 있으며, 수계별 유전자 특성이 뒤섞인 것으로 드러났다.

예를 들어 금강, 낙동강, 한강 수계에서 채집한 강준치는 총 3개의 유전자형이 관찰됐는데 3개 수계에서 채집한 강준치에서 동일한 유전자형이 관찰됐다.

또한, 금강, 낙동강, 영산강, 한강 권역에서 채집한 동자개의 경우 총 10개의 유전자형이 나타났는데, 낙동강에서 채집한 동자개에서 한강, 금강, 영산강 집단에서 나타나는 유전자형이 관찰되어 유전자 뒤섞임(혼재) 현상이 발견됐다.

우리나라 민물고기는 약 2백만 년 전 빙하기 이후부터 한강 등 각 수계별로 분리돼 독특한 유전적인 특징을 갖는데, 이번 연구 결과로 각 수계별로 유지되던 유전적인 고유성이 일부 지역에서 사라지고 있다.

동일 한 종이라 할지라도 형태적으로는 같으나 조상에 따라 유전되는 유전자형은 개인 또는 가계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것을 유전다양성 또는 유전적 특성이라 한다.

유전적 특성은 동일한 종 내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유전자형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으로, 최근에는 동일 종 내 집단을 기준으로 유전적 특성을 판단하여 유전적 건강성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유전자형의 다양성이 낮은 경우는 근친교배율이 높은 경우 주로 나타나며, 이 경우 질병이나 환경변화 등에 더 민감하고 대응력이 낮아서 집단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유전적 건강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유전자형의 다양성이 높은 경우 건강한 집단이라 평가할 수 있다.

▲ 빙어(전 수계-이입된 개체군) 유전자형 뒤섞임 정도.

이번 연구 결과에서처럼 낙동강에서 사는 민물고기에서 유전자 뒤섞임 현상이 주로 발견된 이유에 대해 연구진은 수계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방류 행사와 같은 지역 축제 때 한강 등 다른 수계의 개체를 방류한 것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민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 표지를 이용하여 형태적 특징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우리나라 민물고기의 수계별 유전자 다양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수계별로 유전자 특성이 뒤섞이면 우리나라 민물고기(담수어류)의 생태지리학적인 고유 특성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유전적 특성 정보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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