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설명회가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파행 진행됐다.

그러나 이번 설명회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예정된 식순을 모두 소화하며 큰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은평구의 이번 설명회는 재활용처리시설인 광역자원순환센터가 애초 부분 지하화로 추진됐지만, 지난해 6·13 지방선거 때 김미경 구청장이 완전 지하화를 공약해 당선, 시설변경에 따른 타당성 조사를 완료하고, 그 내용을 주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역 핫이슈로 부상한 데 따른 관심도를 반영하듯 이날 설명회에는 3백명이 넘는 주민들이 행사장인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을 가득 메웠으며,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투쟁위원회(은백투)는 행사 시작 한 시간여 전부터 집회를 열어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사업설명회는 '사업개요 및 경과보고'를 진행하는 도중 은백투 회원들의 장내 진입에 의한 백지화 요구 구호로 파행을 빚었으며, 이 과정에서 회원들과 행사진행 요원들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은백투 일부 회원은 호르라기와 장구를 동원해 단상의 설명을 방해해 순수 참석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 4일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에서 진행된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사업설명회에서 김미경 구청장이 주민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백지화투쟁위원회(은백투)가 행사장에 진입해 자신들의 주장을 펴고 있는 모습.
은백투가 주장하는 핵심 내용은 은평구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쓰레기 처리시설'을 지으려 하면서도 소통과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으며, 미세먼지와 소음, 악취, 교통대란, 예정부지 인근 창릉천 오염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계획이 없이 밀어부치기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은평구에 따르면 이번에 건립 예정인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완전 지하화로 시설형태가 변경되면서 당초 건립 예산 5백억원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999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은평구는 총사업비 999억원 중 기납부한 부지 매입비 110억원을 제외하면, 공사비는 약 889억원이며, 이 중 국비보조금 91억원, 시비보조금 106억원을 제외하면 서대문구와 마포구, 은평구 등 참여3구의 부담금은 약 69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평구는 이처럼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주민들의 지적사항이기도 했던 악취, 교통, 유해가스 폐수처리문제에 대한 철저한 대책과 설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특히 악취방지(탈취) 시설도 유사 시설에 비해 처리용량을 크게 산정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 작업자에게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는 진관동 76-20번지 일대에 약 1만8000㎡ 규모로 들어서는 재활용폐기물 선별시설로, 하루에 재활용품 150t을 선별하고 생활폐기물 130t과 대형폐기물 25t을 적환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이 시설은 마포구(소각)·서대문구(음식물쓰레기)·은평구(재활용쓰레기)가 연합해 각 지역에서 나온 폐기물을 분담하기로 협약을 맺고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착공해 2023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미경 구청장은 "주민설명회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은 설계부터 운영까지 주민이 감시하고 참여하게 해 완벽한 시설로 만들 계획으로, 우리 구의 안정적인 페기물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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