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세종보 하류서 ‘흰수마자’ 발견…“나머지 보 개방에도 박차 가해야”

4대강 보 건설 이후 최초로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종Ⅰ급 흰수마자가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는 세종보, 공주보 수문개방 효과가 증명된 것이라며, 낙동강과 한강 11개 보 수문 개방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환경부 소속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단장 홍정기)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은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의 서식을 최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환경유전자를 활용한 담수어류 조사’ 과정에서 4월 4일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흰수마자 1마리를 처음 발견했다.

다음날인 4월 5일에는 ‘4대강 보 개방에 따른 수생태계 변화 조사’를 수행하는 장민호 공주대 교수 연구진이 추가로 이곳 일대에서 흰수마자 4마리를 확인했다.

▲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1급 민물고기 흰수마자.
이번에 흰수마자가 발견된 지역은 세종보 하류 좌안 200~300m 지점이며, 보 개방 이후 드러난 모래 여울로 흰수마자의 서식처와 유사한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흰수마자는 모래가 쌓인 여울에 사는 잉어과 어류로 한강, 임진강, 금강, 낙동강에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그간 4대강 사업과 내성천의 영주댐 건설 등으로 강의 모래층 노출지역이 사라지면서 개체수와 분포지역이 급감했다.

금강 수계에서는 2000년대까지 금강 본류 대전에서 부여까지 흰수마자가 폭넓게 분포했으나, 보 완공 시점인 2012년 이후에는 본류에서 흰수마자의 출현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 참여했던 공주대 장민호 교수는 “지난해 1월 이후 세종보와 공주보의 완전개방으로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퇴적물이 씻겨 내려가고 강 바닥에 모래가 드러나면서 흰수마자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금강 주변의 작은 냇가(지천)에 살고 있던 일부 개체가 이동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은 논평을 통해 "이번 흰수마자의 귀환은 세종보와 공주보 수문 개방 이후 하천의 자연성이 살아나고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환경운동연합은 흰수마자의 귀환을 ‘세종보와 공주보 수문개방 효과의 증명’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낙동강, 한강 수문개방 등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그러면서 "금강은 4대강사업 이후 2012년, 60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던 곳이다. 배를 뒤집은 물고기가 줄지어 발견되었던 이곳의 흰수마자 귀환은 4대강 수문개방과 보 해체를 끊임없이 외쳤던 시민사회의 주장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또한 이는 지난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세종보, 공주보 해체' 방안을 "국가기반시설 파괴"라고 주장하고 농민을 선동해 가짜뉴스를 퍼트린 방해세력에게 던지는 하천의 엄중한 응답"이라고 일갈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 낙동강과 한강의 11개 보 수문개방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큰빗이끼벌레와 붉은깔따구로 충격을 안겼던 낙동강도 재첩과 은어가 사는 강으로 거듭나야 한다. 먹는 물 불안에 시달리는 시민, 어로를 할 수 없어 생계를 포기해야 했던 어민도 조속히 수문이 개방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4대강사업 논란을 덮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인과 가짜뉴스로 여론을 장악하려는 언론의 훼방 속에서도 정부가 더욱 강력한 의지로 4대강자연성회복을 향해 돌파해 가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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