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S사업장’ 5년간 미세먼지 부과금 32억…신창현 의원 “징벌적보상제 도입”

국내 대기업들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수치를 조작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굴뚝원격감시체계(TMS)'까지 무력화 시킨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에 있는 굴뚝원격감시체계(TMS) 부착 사업장들이 최근 5년 간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해 행정처분을 받은 건수가 385건에 이르고, 배출부과금은 무려 32억4,000여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TMS는 대기, 수질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농도를 자동측정기로 상시 측정하고 이를 관제센터의 주 컴퓨터와 온라인으로 연결해 오염물질 배출상황을 24시간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영세사업장 보다는 전국의 대형(1~3종) 사업장에 TMS가 부착된 경우가 많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의왕·과천)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TMS 부착 사업장 630여 곳 중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배출부과금을 낸 곳은 16억1,516만원을 낸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로 집계됐다.

초과부과금은 오염물질 1㎏당 부과금액 × 배출허용기준 초과 오염물질 배출량 × 지역별 부과계수 × 연도별 부과금 산정지수를 통해 산정된다.

배출부과금을 현대제철 다음으로 많이 낸 곳은 충북 청주의 ㈜클렌코(구 진주산업) 6,212만원, 강원 삼척의 한국남부발전㈜ 삼척발전본부 5,749만원, 충북 청주의 ㈜다나에너지솔루션 5,383만원 순으로 이었다.

▲ 최근 5년간 배출허용기준 초과부담금 부과(통보) 상위 10위 사업장.
미세물질 배출량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전남 여수 LG화학화치공장과 한화케미칼의 배출허용기준 초과부과금은 각각 41만4,060원, 70만2,570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결과는 두 업체가 조작의 소지가 없는 TMS가 부착된 사업장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대신 미부착 사업장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한 뒤 측정 업체와 짜고 그 수치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행정처분을 받은 사업장은 경기 연천에 있는 의료폐기물소각업체인 도시환경㈜이다. 해당 사업장은 2014년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총 8회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경남 진주의 사업장폐기물소각시설인 동일팩키지와 전남 장흥의 폐기물중간처리시설인 ㈜이메디원, 전북 군산의 종이제품제조시설인 페이퍼코리아㈜도 각각 6건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이 8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울산 48건, 전남·경북 41건, 경남 30건, 인천 25건, 충남 24건, 대구·충북 20건순이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측정된 30분 평균치가 연속 3회 이상 또는 1주 8회 이상(일산화탄소의 경우 연속 3회 이상)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할 때 행정처분을 하고 있다.

아울러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먼지, 황산화물의 경우 배출허용기준 이내로 배출하더라도 기준의 30% 이상 배출하면 기본 배출부과금이 부과된다.

전국 사업장 가운데 TMS가 설치된 곳은 일부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관련한 위법 행위는 이번에 공개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창현 의원은 “대기업이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수치를 조작해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면서 “탈법과 편법으로 배출부과금을 회피하는 부도덕한 기업들에 대해 징벌적 보상제를 도입하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영산강유역환경청(청장 최종원)은 최근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먼지·황산화물 등을 속여서 배출한 여수 산단 지역의 기업들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이번에 적발된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 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하여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허위 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유)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이며, 이들과 공모한 배출사업장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 한화케미칼(주) 여수1·2·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주) 광양태인공장, (유)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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