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균의 온실가스 발생 원리 최초 규명…“토양 생태계 개선 단서도 발견”

국내 토양에서 분리한 고세균 연구를 통해 토양이 산성화됨에 따라 심각한 온실가스(이산화질소, 메탄, 아산화질소)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2O, Nitrous oxide)가 다량 발생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울러 산성토양에서 질산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고세균 연구개발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국립생물자원관(관장 배연재)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이성근 충북대학교 교수, 비엔나 대학의 미카엘 바그너(Michael Wagner) 교수 등 국내외 공동 연구진과 함께 특수환경 미생물자원 발굴 및 특성분석 연구사업을 수행,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참고로 토양산성화는 토양이 산성비와 공해 물질의 유입 등으로 산성화 돼 수도이온농도(pH)가 정상치 보다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연구진은 산성 조건에서 질산화 과정이 억제됨에 따라 고세균(Archaea, 국내 토양에서 분리한 신종 이용)이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를 발생시키는 것을 규명했다.

아산화질소 발생량은 산성화 정도에 따라 증가했다.

질산화(Nitrification)는 유기물질의 분해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발생하는 암모니아가 질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식물에게 질소원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과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산성환경이 질산화를 억제시키고, 산소를 이용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고세균이 아산화질소 가스를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 

▲ 토양산성화에 따른 질산화 및 N2O가스 발생 영향.
연구진은 지난 6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국제미생물생태학회 저널(The ISME Journal; impact factor 9.5)에 관련 연구 결과를 실었다.

지구는 전체 경작가능 토양의 50%가 강한 산성환경이며, 산성토양에서 질소 순환 미생물인 질산화 고세균에 의한 아산화질소 온실가스 발생에 대한 연구는 진행된 바가 없었다.

참고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3 가지 분류군(고세균, 세균, 진핵생물) 중에 하나에 속한다.

세균과 진핵생물과는 달리, 고세균은 가장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생물이다. 고세균은 지금까지 극한 환경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고세균이 일반 토양 및 해양환경에도 많이 존재하며, 이들이 특수한 기능(질산화, 등)을 통해 지구의 물질순환에 주요한 인자로 작용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지구의 물질순환은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번 연구도 그러한 중요성을 인정받은 연구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극한환경에 존재하는 고세균의 생물공학적 가치와 더불어 일반환경의 고세균은 학문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미생물로, 지금까지 간과된 미생물이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산성토양에서의 질산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고세균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질산화가 식물에게 질소원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질산화가 저해된 산성토양에서의 질산화의 촉진은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작물 생산량 증가)을 제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산성조건에서도 N2O생산량이 적은 질산화 미생물과, N2O 생산을 저감할 수 있는 환경조건 연구에 대한 필요성을 제시한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배연재 관장은 “새로운 자생 생물자원은 산업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원천적인 원리를 밝혀내는 데에도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환경 보전을 위한 생물자원의 발굴과 활용가치 증진은 국립생물자원관의 가장 큰 임무”라고 말했다.

배 관장은 “향후 산성토양에서도 질산화를 활발히 수행할 수 있는 고세균을 발굴하고자 하며, 이것은 산성토양에서의 작물생산성 증대, 생태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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