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렐 차페크 지음, 펜연필독약 펴냄

『정원가의 열 두 달』은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카렐 차페크의 정원 에세이집이다.

1929년 프라하에서 처음 출판돼 전 세계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거의 백 년이 지난 지금도 정원 애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오늘의 책으로 읽히고 있는 가드닝 분야의 독보적인 고전이다.

 
열두 달이라는 계절의 한 바퀴를 거치는 동안 정원에서, 또 정원가의 마음속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정원을 가꿔본 이들 모두가 깊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카렐 차페크 특유의 위트 어린 시선으로 펼쳐져 있다.

또한 정원을 넘어 삶을 성찰하는 작가의 철학적 메시지가 책을 읽어갈수록 묵직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작품이다.

카렐 차페크는 프라하에 살면서 그의 형 요제프 차페크와 오랫동안 정원을 함께 가꾸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에피소드들은 카렐 차페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글 사이사이에 들어 있는 따뜻하고 재치 넘치는 그림은 형 요제프 차페크의 작품이다.

책에는 고전의 향기가 묻어나는 초판 오리지널 삽화를 그대로 수록했다.

이 책은 한국어로 두 차례 출판된 적이 있으나 오랫동안 절판돼 많은 독자들이 재출간을 간절히 기다려온 책이기도 하다.

십여 년 만에 다시 출간된 이번 에디션은 완전히 새로운 번역과 편집을 거쳐 만들어졌다.

정여울 작가를 비롯해 이 작품을 특별히 아끼는 이들이 재출간을 응원하며 추천의 말을 보내주었고, 미하엘라 리 주한체코문화원 원장과 이명석 문화비평가가 책 서두에 각각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안내의 글을 써주었다.

한편 저자 카렐 차페크는 체코 프라하 카렐 대학 철학과에 진학해 베를린과 파리의 대학들을 오가며 공부했고, 25세에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실용주의와 베르그송의 철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희곡 《R.U.R.》을 통해 ‘로봇robot’이라는 말을 최초로 쓴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발랄한 구어체로 현대적인 체코 문학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체코인들 대다수는 주저 없이 카렐 차페크를 꼽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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