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누출 막는 원자로 격납건물서 발견…안전성 문제없다지만 폐쇄요구 거세

안전점검으로 2년째 가동을 멈추고 있는 한빛 원자력발전소 4호기에서  157cm에 달하는 대형 공극이 발견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24일 “지난 3일 발견된 90cm 깊이의 구멍을 추가 조사한 결과 격납건물 주증기배관 하부에서 발견된 공극의 크기가 가로 331㎝, 세로 38~97㎝, 깊이 4.5~157㎝인 것으로 23일 최종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그러면서 공극 발생 원인은 “건설 당시 콘크리트 다짐 불량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극이 발견된 곳은 원자로 격납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방호벽.

6mm의 철판 위에 168cm의 콘크리트가 덧대진 이 방호벽은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구멍이 발견된 지점의 콘크리트 방호벽 두께가 168cm라면 이번 공극으로 철판까지 11cm 정도만 남은 셈이다.

▲ 한빛원전.
이에 따라 원전 안전성을 둘러싼 주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태.

실제 한빛 4호기에서는 공극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총 공극 102개와 그리스 누유 부위 8곳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20㎝가 넘는 공극만도 24곳에 달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공극은 한빛원전의 전체 원자로 6기에서 확인된 구멍 가운데 가장 크다.

한수원 관계자는 “격납건물의 구조적인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8월까지 공극에 대한 구조물 건전성 평가와 완벽한 정비로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한수원 측의 계획은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공극이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형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소형 공극을 채우기 위해 썼던 보수공사 방법 가지고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한빛 4호기는 가압경수로형 100만kW급으로, 1996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국내 대표 노후 원전이다.

한빛4호기는 가동 이후 20여년 동안 격납 건물 철판 부식을 비롯해 공극 발생, 증기발생기에서 이물질(망치 추정) 발견 등의 문제와 크고작은 고장으로 지역 주민의 우려를 키워왔다. 이에 따라 한빛4호기에 대한 재가동을 금하고 이참에 폐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 한빛핵발전소 대응 호남권공동행동은 24일 성명을 내고 "동굴수준의 구멍이 발견된 한빛원전 3·4호기 재정비를 중단하고 당장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원전 당국은 구멍이 숭숭 뚫린 핵발전소를 폐쇄해 국민 우려를 종식하고 안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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