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경남 함양군 지리산 계곡의 '용유담' 명승지정을 또다시 연기했습니다. 지난 4월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연기 사유는 문화재 보존과 댐 계획 조정, 찬반양론의 갈등 조정, 국토해양부의 자료 보완 등입니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이유로 6개월간 명승지정을 보류한다고 밝히며 단서를 달았는데 그게 재밌습니다. “‘문화재 보존’이란 용유담의 원형 보존을 의미하며, 국토해양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보류기간 중 문화재에 위해가 되는 어떤 조처나 결정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이 기간 중 문화재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있을 때에는 문화재청은 용유담의 명승 지정을 즉시 추진할 것이다”.  환경단체의 성명서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코멘트가 정부기관에서 나온겁니다. 자신들은 명승지정을 하고픈데 국토부나 수자원공사가 방해를 놔 못하고 있으니 우린 잘못이 없다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하는,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에 다름 아니지요. 용유담의 명승지정이 계속 연기되는 이유는 국토부와 수자원공사가 그곳에 높이 141m, 길이 896m의 대형 '지리산댐'을 건설하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서랍니다. 심산유곡에 대형 댐 건설이라니, 말이 됩니까? 세 살 먹은 아이도 알 만한 이 몰상식한 일이 추진되고 있는 진짜 배경은 사실 따로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 상수원의 파괴가 확실해지자 부산과 동부경남의 대체 식수원 개발이 절실해졌고, 이를 지리산댐 건설로 해결하려는 속셈이었던 겁니다. 문화재청과 국토부, 수자원공사가 벌어 놓은 6개월은 대통령선거 시점까지입니다. 눈 부릅뜨고 있지 않으면 정부기관들의 '모리배짓'에 또 뒤통수 얻어 맞습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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