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상 지음, 이상북스 펴냄

“인간의 힘이 너무 강력해져서 지구 시스템 전체의 기능을 교란할 정도가 되어 급기야 새로운 지질학적 시대인 ‘인류세’를 초래했다”고 한다.
 
2001년 네덜란드 화학자 파울 크루첸이 처음 제안한 ‘인류세’는 아직 공식적인 지질시대는 아니지만, 이미 지구는 문명이 번성할 수 있었던 홀로세의 온화한 조건들을 잃어버렸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대규모로 사용하며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가 시작돼 해마다 기상기록을 경신한다.

여러 이상현상과 불가항력적 사태를 일으켜 인류를 괴롭히며 마치 반격을 가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구에서, 인류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가장 위험한 이야기』는 '경작과 가축화로 다른 생물을 억압한 지 1만 년 만에 자신의 생존 기반마저 허물어버리고' 인류세를 맞이한 인간종의 생활문화를 ‘환경운동 하는 생물학자’의 눈으로 꼬장꼬장하게 살펴본다.

인류의 주거 환경은 계절을 잊고 지낼 만큼 쾌적해졌고, 먹거리는 넘쳐나는 음식쓰레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풍성해졌다.

나아가 생명공학의 발달로 ‘영생’을 꿈꾸고, 첨단 과학기술은 자율주행자동차를 선보이며, 우주여행 티켓을 예매해 둘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아침마다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해야 하고, 식재료의 방사능 수치도 살펴야 한다. 또 불안한 눈으로 핵발전소의 안전을 점검해야 한다.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탐욕은 인간 자신은 물론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지구까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인간은 현재의 파국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과학기술이 대안을 제시해 파국을 앞둔 인류와 생태계를 돌이킬 수 있을까?

저자는 인류세를 막을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이미 그런 상황이 지났다는 것이다.

다만 인류세의 마지막 혼돈, 대멸종의 도가니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질 대안마저 포기할 수는 없기에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삶을 바꿔보자고, 거대과학이 끊임없이 제공하는 신기루를 거절하고 현실을 극복할 삶을 반성적으로 모색해 보자고 제안한다.

한편 저자 박병상은 도시와 생태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헤매는 고집불통의 서생. 1976년 인하대학교에 생물학과에 입학해 학부와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치고, 군 생활을 빼고는 태어나 한 번도 인천을 떠나지 않고 ‘환경운동을 하는 생물학자’다.

그동안 생태적 시각으로 여러 대학에서 ‘환경과 인간’이라는 주제로 강의했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동물인문학』, 『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녹색의 상상력』등의 책을 썼다. 현재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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