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이 멧돼지 포획 트랩에 감응장치를 설치하면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은 멧돼지로 인한 농경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수컷 성체 멧돼지와 몸집이 작은 새끼 멧돼지를 잡을 수 있는 트랩 이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농진청이 2018년 개발한 ‘상자식 멧돼지 트랩’은 멧돼지가 자주 오가는 곳에 먹이를 뿌려두고 돼지로 하여금 먹이에 익숙해지게 만든 후 설치·포획하는 장치다.

그러나 주로 단독 생활을 하는 수컷 성체 멧돼지의 약 30% 정도는 트랩을 꺼려 먹이 먹는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포획하기가 어려웠다. 봄철에 자주 출몰하는 10kg 미만 새끼 멧돼지도 트랩 문을 미는 목의 힘이 약해 먹이 유인을 통한 포획이 쉽지 않았다.

▲ ‘H’자형 감응장치를 설치한 장면.상하로 이동하는 들문에 노끈을 묶고, 포획트랩 천장부분을 통해 연장한 노끈을 감응장치에 연결함. 땅을 파며 먹이활동을 하는 멧돼지 먹이섭식 행동을 통해 먹이를 먹다가 감응장치를 건드리면 들문이 아래로 떨어져서 유입된 멧돼지가 포획되는 원리.
이번에 새로 개발한 기술은 기존 상자식 트랩에 농가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감응 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다.

감응 장치는 길이 35cm가량의 나무 막대기 2개를 30cm간격으로 벌려 지지대를 만든 뒤, 지지대 사이를 노끈으로 연결해 ‘H’자형 되도록 만든다. 이 ‘H’자형 감응 막대를 트랩 유입구 들문에 다시 노끈으로 연결해 주면 완성된다. 

멧돼지가 먹이를 먹으며 ‘H’자형 감응 막대를 건드리면 트랩 문이 자동으로 내려와서 포획률을 높일 수 있다.

이 장치를 실제 농가에 적용한 결과, 광주광역시에서 수컷 성체 멧돼지 1마리와 새끼 1마리, 전남 여수시에서 새끼 6마리, 화순군 농가에서 수컷 성체 멧돼지 3마리와 새끼 2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을 위해 트랩을 이용한 포획과 총기 수렵 활동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에는 포획 트랩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기 포획을 피한 멧돼지들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며 먹이 유인 장소로 다시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기 포획을 하는 동안에는 트랩 활용은 중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수렵 기간이 끝나는 3월 이후 본격적으로 트랩 포획을 위한 먹이 유인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강삼석 배연구소장은 “먹이는 잘 먹지만 트랩 안으로 유입되지 않는 수컷 성체 멧돼지나 새끼 멧돼지를 포획할 때는 ‘H’자형 감응 장치를 활용하길 권한다”라며,“포획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렵인과 트랩 이용 농가 간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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