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점입가경입니다. 그저 숨죽인 채 늘어나는 확진자 발표 현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매일 허탈하기만 합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밝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3,736명입니다. 전날에 비해 376명 추가 발생한 수치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코로나19 확진자는 대구와 경북에서 특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 현재까지 3,260명이 발생했습니다. 전체 확진자 대비 무려 87.3%에 이릅니다. 대구와 경북지역의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묘수가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다행인 것은 이번 코로나19의 치사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0.48%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전세계 치사율 3.43%, 중국의 3.8%에 비하면 비교도 안되게 낮은 수치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이렇듯 국난에 맞서 국가도 지자체도 우리 국민도 모두 선방하고 있는게 분명한데 마음 한편이 계속 헛헛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무언가를 잃은 듯한 느낌이 왜 이 토록 가시질 않는 지…. 무력감(無力感) 때문은 아닐런지요. 실제로 무력감은 '내 의지와 노력이 아무 소용없어질 때' 찾아듭니다. 현재의 코로나19처럼 '자신이 외부환경을 통제하지 못할 때' 쉽게 무력감에 빠지고 마는 것이지요. 말뚝에 매어진 매가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 수천, 수만번 시도하다, 나중에는 풍상에 밧줄이 끊어졌음에도 날아갈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해도 안 될텐데'하고 포기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다면 이 '집단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블랙 스완'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회색 코뿔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과 그것이 가져다 줄 충격이 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되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이르는 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덮치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회색 코뿔소'의 모습 중 하나입니다. 회색 코뿔소가 돌진해 오는 것을 알았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코뿔소가 현재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여러 수단과 단계를 거쳐 막아 내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몰려오는 코로나19에 맞서 우리가 할 일은 상황에 맞게 달라지는 대응지침과 행동수칙을 준수하는 것일 겁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방역당국이 맡아 해야 할 일까지 과도하게 간섭하고 몰입하는 일은 하지 말도록 하지요. 불필요한 부담은 최대한 내려놓아 보자는 것입니다. 큰 목표에 단숨에 도달하려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 그것이 현재 우리가 처한 '집단 무력감'. '회색 코뿔소'에서 벗어나는 최선의 길일 것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결코 꺾일 수 없다는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 것도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미덕일 것입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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