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석 지음, 지형 펴냄

2012년, 영국에서 〈공공서비스(사회적가치)법〉이 통과됐다.
 
정부와 공공기관, 지자체 등이 조직 운영에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사회적 기업에서 조달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나 공공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둔 기업들은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려고 노력하면서 그 용어와 의미가 확산됐다.

 
2019년 8월 19일, 미국의 재계에서 전통적인 자본주의의 프레임을 바꾸는 선언이 있었다. 거대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미국 내 181개 기업 CEO들의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지난 수십 년간 철칙처럼 여겨온 ‘주주 이익의 최우선 원칙’을 수정한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목적은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 커뮤니티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헌신하는 것에 있다고 선언했다.

2020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50주년 다보스 포럼 주제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였다.

세계화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 경쟁의 글로벌화, 지나친 시장주의, 과도한 규제완화와 같은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세상은 더 가난해지고, 더 불평등해지고, 더 팍팍해졌다.

이러한 현실에서 홀대당하는 이해관계자들은 사회와 공동체의 의미와 가치를 더 찾게 되고, 정부와 기업에 사회적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는 시민들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복지와 혜택을 누리는 것이고, 인권, 양성평등, 사회적 약자의 배려, 양질의 일자리, 공정과 정의, 평등, 공익에 기여하는 가치들이다.

사회적 가치는 어느 특정 섹터나 주체가 찾고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영역과 주체들이 함께 고려하고 만들어 가야 한다.

특히 앞으로 새로운 세상을 주도해 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들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에게도 이러한 가치를 실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공유가치창출의 한계를 뛰어 넘어 이제는 경영활동 전반에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사회적 가치를 사전에 반영해야 한다.

기존에 수익 중심의 경영활동과 사회적 책임을 분리하던 프레임은 이제 경영활동 자체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프레임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어 인텔은 인력채용과정에서 여성과 소수 인종 출신 직원의 고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며 세븐스제너레이션은 해당 기업의 모든 제품뿐 아니라 ‘모든 의사결정’을 다음 7세대들의 웰빙에 미칠 임팩트를 고려해 만들겠다고 했다.

2011년, 등산복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뉴욕 타임즈>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전면 신문 광고를 실었다. 광고에 나온 재킷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환경 비용이 실제 가격보다 더 높다며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말고 사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고 했다.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무분별한 소비주의에 반대하고 친환경주의를 강조하는 이 역설적인 마케팅은 파타고니아를 친환경 기업의 선구자로 인식하게 만들었고 더 많은 고객이 파타고니아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사회적 가치 비즈니스 - 착한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는 사회적 가치의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사회적 가치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변화를 지향하면서 이전과 다른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가 왜, 어떤 연유로 생겼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과 방식으로 전개될지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스타트업이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환경이나 공정, 빈부격차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

한편 저다 최인석은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과 소셜 임팩트 분야 정책 전문가이자 실천가이다. 고려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정치 철학을 공부했고,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통령비서실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조정 업무를 담당했고, SK텔레콤에서 정책 담당,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정책과 CSR 담당 이사로 일했다.

세계은행에서 ICT 정책과 임팩트 평가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ICT Hope라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글로벌 비영리단체의 상임이사를 맡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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