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완전개방 후 수생태계 건강성 지표 크게 개선…“축구장 26배 수변공간 생겨”

완전개방 중인 금강 세종보 인근 생태계를 2년 이상 관측·분석한 결과, 수생태계 건강성 지표(어류 및 저서동물 건강성지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장관 조명래)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에 따르면 금강 세종보는 보의 개방으로 물흐름이 개선되고, 모래톱과 수변공간이 늘어나는 등 생물 서식공간이 증가했다.

새로 형성된 서식공간 등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흰수마자, 흰꼬리수리를 비롯해 Ⅱ급 금개구리, 맹꽁이, 큰고니 등 다양한 생물이 확인됐다.

금강 세종보는 2017년 11월부터 올해 3월 기준으로 798일간 수문을 완전개방(수위 11.8m → 8.4m) 중에 있으며, 4대강 16개 보 중 가장 오랫동안 큰 폭으로 개방하고 있다.

보 개방에 따른 세종보 생태계의 주요 변화상을 보면 먼저, 보 개방으로 수심이 얕아지고 물살이 빨라지면서, 여울이 형성되고 축구장 면적의 41배에 달하는 모래톱(면적 0.292㎢)이 드러나는 등 다양한 생물 서식환경이 조성됐다.

▲ 금강 세종보 개방 전(2017.11.4)과 후(2019.8.20).
수생태계 서식처를 17개 항목으로 분류해 조사한 결과, 보 개방 전 4개에 불과하던 수중 서식처가, 개방 후에 여울과 소, 모래톱 등이 나타나면서 8개로 늘어났다.

수생태계 건강성 지수가 보 개방 후 확연하게 증가했는데, 이는 보가 개방되면서 여러 수생생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 조건(여울, 웅덩이, 모래톱 등)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수생태계 건강성 지수는 서식하는 수생생물의 생태적 특성을 토대로 산정(어류 및 저서동물 건강성지수)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수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모래가 깔린 여울에서 주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흰수마자가 보 개방 후에 세종보 하류에서 다시 발견(‘19년 4~6월, 9개체)됐다.

흰수마자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1980년대부터 금강 본류 및 지류에서 폭넓게 발견됐으나, 보가 설치된 2012년 이후 금강 본류에서는 채집되지 않다가 세종보 완전개방 후 재발견되고 있다.

▲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큰꼬리수리, 금개구리, 큰 고니, 흰수마자.
금강 세종보 주변 육상생태계의 변화도 뚜렸하다. 

조류 중 백로류(수변성 텃새)는 2018년11월 4종 54개체에 불과했으나, 2019년7월 5종 80개체, 같은해 11월 2종 62개체 등으로 가장 많은 종수 및 개체수가 관찰되고 있다.

양서·파충류는 보 개방으로 물웅덩이, 습지, 모래톱 등이 형성돼 서식공간 증가하면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인 금개구리, 맹꽁이 등의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포유류는 수위감소에 따른 하중도 노출로 수달, 삵 등의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너구리, 고라니 등 중·대형 포유류의 서식 흔적도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김영훈 단장은 “세종보를 장기간 동안 개방함에 따라 모래톱 등 물리적인 서식환경이 다양하게 나타나 생태계 변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면서, “세종보 개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한편, 금강 자연성 회복을 위해 과학적인 조사·연구와 함께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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