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조기폐쇄·신규원전 백지화 등에 따른 비용 ‘전력기금’으로 보전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신규원전 백지화 등 탈(脫)원전 정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 일부가 ‘전력산업기반기금’을 통해 보전된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해 투자했던 설비 중 감가상각을 제외한 잔존가치, 계속운전 가산금 등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천지 1·2호기 등 백지화된 신규원전은 이미 투자된 부지매입 비용, 시설공사·용역비용, 인건비 등에 대해 보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에너지전환 로드맵(국무회의 의결, '17.10월)에서 밝힌 대로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등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관련한 비용보전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주) 등 사업자에 대한 비용 보전의 근거를 마련하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2일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전기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등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에너지 정책의 이행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정하는 전기사업자의 비용에 대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사용해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규정을 신설(전기사업법 시행령 제34조 제8호 신설)하는 것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전력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력산업의 기반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사업법 제48조 내지 제52조에 명시된 기금을 의미한다.

전기사용자에게 전기요금의 3.7%에 해당하는 부담금과 RPS(신재생 에너지 의무할당제) 과징금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

▲ 월성원전 1, 2, 3, 4호기(맨 왼쪽부터) 전경. 사진=월성원자력본부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에너지전환로드맵(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원전의 단계적 감축과 관련하여,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에 대해서는 기금 등 여유 재원을 활용하여 보전하되, 필요시 법령상 근거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돼 비용보전 관련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여·야 간 이견으로 입법논의가 지연된 상태에서 제20대 국회의 종료로 법안이 자동 폐기됐다.

반면, 월성1호기 조기폐쇄(18.6), 영덕(신규1,2)·삼척(천지1,2) 사업 종결('18.6월), 삼척 예정구역 해제('19.6.) 등 에너지전환 로드맵의 후속 조치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사업자에 대한 비용 보전의 법적 근거 마련을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초래돼 선 이번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란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다행히 최근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 등에 따른 피해조사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미래통합당 강기윤 의원 대표발의, '20.6.3)'이 발의되는 등 21대 국회에서도 비용보전과 관련된 전반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부는 이 같은 국회의 관련 법안 논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으로, 에너지전환 정책과 관련된 사업자의 비용보전 방안이 논의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에 입법 예고된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8월11일(화)까지 40일간 의견 청취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시행령 개정 이후 비용보전 범위①, 비용보전 절차② 등 세부 내용에 대한 고시를 제정해 정부정책 결정 등과 관련해 적법하고 정당하게 지출된 비용에 대해 보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행령이 개정되면 한수원은 2018년 6월 조기폐쇄된 월성 1호기, 사업종결 결정이 내려진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에 대해 비용 보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한수원이 사업을 종결하지 않고 보류한 상태인 신한울 3·4호기는 현재는 비용 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참고로 한수원은 월성 1호기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위한 안전성 강화 등 설비개선에 총 5925억원을 투자했고, 천지 1·2호기와 대진 1·2호기에 각각 904억원, 33억원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에너지전환 정책 추진에 따른 비용보전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향후 에너지전환정책이 보다 원활히 추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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