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하얀 담비-계룡산 붉은 호반새 포착…“생태계 건강성이 높다는 것 증명”

설악산에서 멸종위기 Ⅱ급 ‘알비노 담비’가 2018년 이후 2년 만에 재포착 됐다.

아울러 계룡산 일대에서도도 ‘알비노 담비’가 나타는가 하면 일명 ‘불새’라 불리는 희귀철새인 ‘호반새’도 출현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렇게 희귀 동물이 빈번히 출현한다는 것은 이 일대 자연 생태환경이 개선돼 서식 조건이 양호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론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흰 동물 등의 출현을 국가의 태평성대를 알리는 상서로운 조짐으로 생각해 왔다는 점에서 각별한 마음이 생기고 있다.

9일 국립공원공단(이사장 권경업)에 따르면 최근 설악산과 계룡산 일대에서 온몸이 하얀(알비노)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담비와 희귀 여름 철새인 호반새를 잇따라 영상으로 포착했다.

알비노는 백색증이라고도 불리는 유전자 돌연변이의 한 유형으로, 멜라닌 세포에서 멜라닌 합성이 결핍되는 선천적 질환으로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몸에 색소가 결핍돼 피부나 털색이 하얗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올해 4월 설악산에서 무인센서카메라에 촬영된 알비노 담비의 모습을 최근 확인했다.

▲ 설악산 알비노 담비.
이 담비는 지난 2018년 9월에 발견된 알비노 담비와 동일한 개체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설악산 일대에서 서식하는 담비는 설악산 장수대, 오색리 등 곳곳에서 3마리씩 무리를 지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알비노 담비도 3마리씩 이동하는 무리에 포함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담비의 활동범위인 60㎢보다 넓은 약 80㎢의 활동범위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알비노 개체는 온몸이 흰색이라 천적에게 쉽게 발견돼 무리에서 버림받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설악산 알비노 담비는 특이하게도 무리에 속해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무리의 2개체가 한 어미에게서 태어난 형제 또는 어미와 새끼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알비노 담비 추적을 통해 동일 무리의 이동행태, 반경확인 등 향후 야생동물 조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계룡산에서는 깃털과 부리 등 온몸이 붉은색인 호반새가 영상으로 포착됐다.

일명 ‘불새’라고 불리는 호반새는 몸길이 약 23~27cm의 파랑새목 물총새과의 조류로 우리나라에는 여름철에 도래한다. 호반새는 세계적으로 일본, 중국, 필리핀에 분포한다.

▲ 계룡산 호반새.
1993년 이후 매년 5월경 10여 마리가 계룡산에서 먹이활동과 짝짓기를 하며 10월경 필리핀 등 따뜻한 동남아 지역으로 이동한다.

6월과 7월에 계룡산 일대의 계곡이나 우거진 숲속에서 개구리, 곤충 등을 잡아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호반새는 계룡산 깃대종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속리산, 덕유산, 내장산 등의 국립공원에서도 발견된 기록이 있다.

국립공원공단  송동주 자원보전처장은 “이번에 촬영된 희귀동물의 영상은 국립공원이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로 생태계 건강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라며, “앞으로도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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