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살투신 1위 다리’란 오명을 갖고 있는 마포대교가 '생명의 다리'로 변신을 시도한다.

보행자와 대화하듯 센서를 통해 감성적 메시지가 반응하는 세계 최초 인터렉티브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이 추진되는 것이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인터랙티브형(interactive) 스토리텔링 다리는 상호 쌍방향이 재미와 흥미 속에 직접 참여해 대화․교감하는 방식의 다리로서, 실제 투신이 일어나는 장소 장소마다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며 친근하게 말을 걸게 된다.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그들에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대화하듯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비관을 희망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

이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 보행자와 대화하듯 센서를 통해 감성적 메시지가 반응하는 스토리텔링 다리
우리나라의 한해 자살자 수는 1만5천명이 넘고, 이중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993명으로서 연 평균 187명이 한강 다리에서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마포대교는 최근 5년간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 1,301명(일 평균 3.5명) 중에서도 가장 많은 108명이 투신, 48명이 사망에 이른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마포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인터랙티브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할 방침이며, 대화 메시지가 적용되는 구간은 마포대교 양 방향(남단→북단, 북단→남단) 시작지점에서 중간지점까지 각각 2개씩, 총 4개 구간으로 나눠진다.

각 구간마다의 메시지 테마와 내용은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과 위트를 담아 서로 다르게 구성하되,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메시지 내용은 상황변화에 따라 새롭게 교체될 예정이다.

▲ 우울해 하는 친구의 볼을 꼬집으며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닐꺼야!’“한번만 더 힘내” 라고 말하는 듯한 감성적이고 다정한 형상의 동상
예컨대 앞으로 마포대교에선 “혹시, 지금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그냥 머릿속에 툭 떠오르는 사람.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고,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보세요. 눈, 코, 입, 웃음소리.. 잘 기억이 나나요? 생각만 하지 말고 한번 보고 오는 건 어때요? 지금 가서 한번만 다시 보고 와요.”와 같은 문자가 흘러나온다.

아울러 서울시는 다리 중간 전망대구간 양측에 황동 재질의 높이 1,800mm ‘한번만 더 동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번만 더 동상’은 한강다리 난간으로 다리를 올려 뛰어내리려는 한 남자를 다른 한 사람이 ‘한번만 더 생각해보라’며 붙잡으며 말리는 형태를 띤다.

동상은 ‘이별을 할 때도, 자살을 할 때도, 삶의 어떤 극단적 선택의 순간에서 누군가가 붙잡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하는 작은 발상에서 출발했다.

▲ 메시지 적용구간.
서울시는 생명의 다리를 독창적인 자살예방 이라는 본래의 의미 외에도 스트레스에 지친 일반 시민들을 위로하는 힐링의 장소로 명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다리 미관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외국의 경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나 중국 난징의 ‘창장대교’의 경우에도 안전망 설치 등 물리적인 시설물을 통해 자살을 방지하려고 검토했으나, 이는 자살의 장소만 바꿀 수 있을 뿐 근본적인 자살방지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시민단체 의견에 따라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인 센서등 및 조형물 설치를 마치고, 오는 9월말부터 1년간의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김병하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사람은 찰나의 감정으로도 자살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그 순간의 관심과 메시지가 극단적인 선택을 막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시 태어나는 마포대교가 절망에 직면한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생명의 상징으로 자리 잡도록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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