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노벨화학상은 크리스퍼(CRISPR,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 유전자 가위 연구자들이 수상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모든 생명체가 가지는 DNA 특정 영역을 교정하는 기술로서, 질병 치료, 동물 및 작물의 품종 개량 등에 활용되며, 기존 유전자 가위 기술에 비해 간편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생명공학계에서는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주목받는 미래 기술이다.

이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원장 전범권)은 산림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유전자 교정 나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진은 식물에서 엽록소 생합성에 관여하는 피토엔 불포화화효소 3(phytoene desaturase 3, PDS3)와 유사한 유전자를 포플러 나무에서 발견해 유전자 가위로 교정한 결과, 엽록소가 합성되지 않는 백색증(알비노) 포플러 나무를 만들었다.

▲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한 백색증 포플러.

일반적으로 나무를 개량할 경우, 형질이 좋은 나무를 선발하여 다음 세대의 종자에서 자란 나무가 우수한 형질을 갖는지 판단하는데만 2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에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면 특정 목적의 유전자만을 정확하게 교정하여, 유용하고 우수한 유전 형질을 가진 나무로 단시간에 개량할 수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이미 국내·외에서 대두, 벼, 상추, 토마토 등의 작물에 두루 적용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유전자변형 방식(GMO)으로 만들어진 작물과는 달리, 유전자 가위 기술로 개발된 작물(카놀라, 대두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상업적 이용이 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 유전자 교정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이미 나무에 대한 유전자 가위 적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이번 연구 성과는 유전자가위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산림과학원 한심희 산림생명공학연구과장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하면 환경 스트레스를 견디는 품종이나 목재 내 성분 변화를 유도하는 등 유전적 특성을 새롭게 가진 나무도 만들어 낼 수 있다.”라며 “맞춤형 유전 형질을 가진 나무를 만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임목 육종 분야가 한 단계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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