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올해내 또 한차례 인상하겠다” 의지 피력…12월에 오를 가능성 매우 높아

지난 달 초 4.9% 인상된 전기요금이 또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한국전력공사가 올 해 안에 또 다시 전기요금을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올해 안에 요금 인상은 더 이상 없다"고 맞서고 있지만 모양새가 심상치 않다.

지난 7월9일 한국전력은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를 통해 전기요금을 평균 10.7% 인상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한전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전기요금을 무려 13.1% 인상하는 안을 지경부에 제시했고, 지경부가 “물가안정 등 서민생활 보호를 위해 5% 이상은 안된다”며 난색을 표명, 다소 낮아진 인상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후 한전과 지경부는 지리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8월 초 결국 4.9% 인상으로 결론을 냈다.

한전은 전기요금 현실화 없이는 현재의 적자 경영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한전의 지난 4년간 누적적자는 8조원에 이른다.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부채탓에 하루에 내는 금융이자비용만 수십 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적자경영은 배당을 받아야 하는 개인주주들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다. 한전의 전임 김쌍수 사장이 전기요금 현실화에 실패한 뒤 개인주주들로부터 2조8000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 한전이 지난 8월30일 이 같은 개인주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고 올 해 내 또 한 차례 전기요금 인상안을 관철 시키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국내 전력시장 운용기관인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를 상대로 4조4000억 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한전의 전기요금 현실화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자, 올 해 안에 한 차례 더 요금 인상이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상황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사실 한전과 정부는 지난 1년 새 전기요금을 무려 3차례나 인상해 왔다.

2011년 8월 4.9%를 올린데 이어 같은 해 12월 또 다시 4.5% 인상했다.

한 해 두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은 사상 유례없는 일이었지만, 한전과 정부는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나 올 8월 6일을 전후해 다시 4.9%를 인상했다. 1년 동안 3차례, 무려 15%의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인식이 좋을 리 없다.

한전이 누차 설명하는 전기요금 현실화로 인한 경영구조 개선만 해도, 흔쾌히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전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거나 임직원의 고임금 구조를 적정화하지 않은 채 방만경영을 하고 있으면서 매번 전기요금 인상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현재로선 올 12월을 전후해 또 다시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요금 인상시기와 인상을 둘러싼 패턴이 놀라울리만치 지난 해와 닮아 있는 데다, 그 만큼 세수입이 늘어나는 정부로서도 마지못한 척 한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입만 열면 서민가계를 고려해 더 이상의 전기요금인상은 없다고 떠들어대던 정부가 올 12월 한전의 요구를 막아내고 요금 인상을 억제해 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참고로 전기요금이 1% 인상되면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은 4600억원 가량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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